한국일보

독일 오페라 무대에 욱일기 ‘물의’

2020-02-14 (금)
작게 크게

▶ ‘나비부인’ 관련 한인 항의에 “예술적 의도”

독일 오페라 무대에 욱일기 ‘물의’

브라운슈바이크 극장의 오페라 ‘나비부인’ 무대 이미지. [페이스북 캡처/연합]

독일에서 오페라 무대에 일본의 욱일기가 사용될 예정이어서 현지 한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독일 중부의 브라운슈바이크 국립극장이 올해 여름에 무대에 올릴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무대 디자인으로 욱일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브라운슈바이크 국립극장은 1690년에 설립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 중 하나다.

매년 여름 브라운슈바이크의 중심가 부르크플라츠에서 한 달간 오페라 등의 작품을 올리는데, 이번 여름 작품으로 ‘나비부인’이 확정됐다. 그런데 최근 국립극장 측이 이 작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포스터 디자인과 무대 디자인으로 욱일기 이미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인들이 극장 측에 항의 편지를 보내고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그러자 국립극장 측은 포스터 디자인을 바꾸기로 결정했으나, 무대 디자인은 예술적 자유와 미학적 개념을 들면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비올라 수석인 김사라 씨는 극장 측에 항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우리는 욱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고, 연출 중에 욱일기 배경이 부서질 것으로, 절대 승리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욱일기의 의미를 알고도 그 이미지를 포스터와 무대에 사용한다는 것은 더욱 더 분노를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잔네 셰퍼 극장 대변인은 현지 매체 잘츠기터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나치의 상징이나 제복과 달리 욱일기 사용은 금지되어 있지 않다”면서 “전쟁의 공포를 보여주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배경이며 이러한 미학적, 예술적 연출 의도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