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테나 박사, 매일 환자 수백 명 진료…사랑의 인술
아프리카 수단에서 20년째 의료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톰 카테나 박사. [아프리칸 미션 헬스케어 페이스북 캡처]
가톨릭계 선교사 톰 카테나 박사가 아프리카 의료 선교를 시작한 지 20년이 됐다.
올해 55세로 뉴욕 업스테이트 출신인 카테나 박사는 인구 약 130만 명의 수단 누바 마운틴 지역의 유일한 수술 전문의다. 이 지역은 반군을 대상으로 한 수단 정부군의 공격이 가장 치열한 곳으로 부상자가 속출한 지역이다.
듀크대를 졸업하고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한 카테나 박사는 2000년 대 초반 케냐에서 딱 1년만 의료 선교로 봉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년이 2년, 2년이 3년이 되면서 의료 선교에 발이 묶이게 됐고 마침내 2008년 전쟁으로 갈기 갈기 찢어진 수단에 병원을 열어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카테나 박사를 수단에 머물게 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다. 3년 반 전 현지인과 결혼한 뒤 1살 반짜리 남자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카테나 박사의 하루는 오전 6시에 시작된다. 의료 선교 단체 아프리칸 미션 헬스케어가 지원하는 ‘기델 병원’(The Gidel Mother of Mercy Hospital)으로 출근하기 전 오전 미사를 드린 뒤 환자들이 기다리는 병원으로 향한다. 약 435개 침대 규모의 이 병원에서 카테나 박사는 하루에 200명에서 많게는 500명의 환자를 진료한다. 기후와 전쟁 상황에 따라 환자 수가 더 늘어날 때도 있다. 열대병, 말라리아, 폐렴, 결핵, 설사병, 한센병, 수술 환자, 심지어 각종 암 환자까지 온갖 질병에 시달리는 수단의 환자들이 카테나 박사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병원은 2014년 폭탄 공격의 직접 목표가 되어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했지만 이후 정전 협상 등으로 최근 몇 년간은 다행히 공격이 뜸한 편이다. 그러나 전쟁이 잠시 멈추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의 발길은 더욱 늘었다. 카테나 박사는 “지난 10월 정전 협상이 서명된 뒤 정부 통제 지역의 환자들까지 병원을 찾고 있다”라며 크리스천 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하루에 수백 명이 넘는 환자를 본다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카테나 박사는 “가장 심각한 부상을 입은 환자를 먼저 살핀 뒤 치료에 집중한다”라며 “환자의 증상을 일일이 살펴 증상에 따라 간호사에게 치료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오전 6시에 시작된 그의 일과는 밤 10시를 넘기는 경우도 잦다.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들려고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응급 환자 연락을 받는 날은 영락없이 단잠을 포기해야 하는 날이다.
병원의 연간 예산은 약 100만 달러다. 그러나 밀려드는 환자로 인해 예산은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카테나 박사는 병원 운영에 필요한 기금 마련 행사 ‘누바 2020’(Nuba2020) 캠페인 참석차 내년 4월 잠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카테나 박사는 “환자들에게 약 20센트에 해당하는 진료비를 받고 있지만 병원 운영에 필요한 비용 마련에는 역부족이다”라며 “전적으로 개인 기부자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금 모금 활동에 참여해줄 것을 부탁했다.
캠페인을 통해 마련된 기금으로 병원 운영과 함께 간호사, 산모, 의료 전문인 등을 교육할 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카테나 박사는 밝혔다. 2017년 권위 있는 ‘오로라 인권상’(Aurora Prize for Awakening Humanity)을 수상한 바 있는 카테나 박사의 선교 활동은 2016년 ‘하트 오브 누바’(Heart of Nuba)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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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