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부활절에 발생한 스리랑카 교회 자살폭탄 테러 희생자의 부인이 남편의 장례식에서 오열하고 있다. [AP]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지난 6월 낙태 옹호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AP]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에 의한 극악 무도한 교회 공격이 끊이지 않은 해였다. 올해 4월 스리랑카 교회 3곳이 부활절 주일에 공격을 받아 약 250명의 기독교인이 순교하는 끔찍한 테러 공격이 전 세계 기독교인들을 슬프게 했다. 미국 기독교계에서도 올해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 포스트가 올해 있었던 기독교계 뉴스를 선정했다.
◇ 이슬람 급진주의 기독교인 대상 테러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에 의한 교회 공격이 극에 달한 해였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벌어진 무차별적인 테러 공격으로 수천 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순교했다.
가장 잔인한 공격은 올해 부활절 주일 스리랑카 도시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네곰보, 콜롬보, 바티칼로아 등 3개 도시의 교회 3곳과 호텔 여러 곳에서 무장 단체 ‘이슬람 국가’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약 250명이 목숨을 잃고 약 5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올 한해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테러 공격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사하라 사막 남쪽 6개 국가와 인접한 ‘사헬’(Sahel) 지역에서는 올해 무려 약 700건에 달하는 크고 작은 테러 공격이 발생, 2,000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순교하고 100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오르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양분된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계는 양분된 입장을 보여왔다. 올해 역시 복음주의 기독교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정책을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 차이를 확인한 해였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 기독교인들은 주로 나이 든 백인계인 반면 반대자들은 젊은 비 백인계가 다수로 이민 정책과 탄핵안 등을 둘러싸고 극명하게 갈린 입장 차를 나타냈다. 반대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정책이 망명 신청자와 어린 이민자들에게 잔인한 정책이라고 주장한 반면 지지자들은 불법 이민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교계가 예외적으로 한목소리를 낸 정책도 있었다.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해 기독교계는 합심하여 반대 목소리를 전달했다. 터키 국경 인접 시리아 지역에서 미군 50개 부대 철수를 결정한 뒤 터키 군의 시리아 침공의 길을 열어줬고 이로 인해 이 지역 기독교 마을 주민 약 18만 명이 피난민 행렬에 합류해야 했다. 시리아 기독교인 피난민 중에는 어린아이도 약 8만 명이나 포함됐다. 보수 기독교 단체 ‘패밀리 리서치 카운슬’(Family Research Council)은 “미국의 동맹을 배신한 행위로 시리아 기독교인의 자유를 빼앗고 위험에 처한 결정”이라고 맹 비난한 바 있다.
◇ ‘후기 낙태 승인 주’에 기독교계 충격
여러 주에서 올 초부터 후기 낙태 승인법에 잇달아 서명하면서 기독교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후기 낙태 공식 승인을 가장 먼저 알린 주는 뉴욕주다. 올해 1월 22일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후기 낙태 승인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생식 건강법’(Reproductive Health Act) 발효안에 공식 서명했다. 카톨릭계는 즉각 “의사가 아닌 사람들에게 낙태 시술을 허용하는 것은 여성 건강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라며 “낙태 시술 중 실수로 살아난 아기의 생명을 제거하는 것은 극도로 잔인한 행위”라고 법안을 비난했다.
수주 뒤 랠프 노댐 버지니아 주지사가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후기 낙태를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기독교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주지사는 임신 40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출생 뒤에도 신생아의 생존 결정 여부는 의사와 부모에게 달려 있다”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일리노이, 버몬트, 워싱턴 D.C. 등 7개 주가 후기 낙태 등 낙태 찬성법안에 서명하며 낙태 찬성 주에 동참했다. 반면 더욱 강력한 낙태 반대 법안을 제정한 주도 올해 많이 있었다. 유타와 아칸소 주는 다운증후군 진단 태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켄터키주는 성별, 인종, 장애를 이유로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여성 교계 지도자 역할 둘러싼 논쟁 재점화
교계 여성 지도자의 역할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여졌다. 특히 미투와 처치투와 같은 성폭력 고발 운동과 함께 교계 여성 지도자의 역할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됐다.
저명 여성 설교가 베스 무어가 교회에 만연한 ‘상호 보완 주의’(Complementarian)가 자신이 속한 ‘남침례연맹’(SBC) 내 성 추문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무어가 지적한 상호 보완 주의는 성경은 남성의 권인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교회 내 여성의 직분을 금지해야 한다고 믿는 사상이다. 반대로 ‘신학 평등주의’(Theological Egalitarian)는 지도력은 성령에 의해 주어지고 성경은 여성의 직분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믿는 이론이다.
무어의 발언 뒤 유명 목사 존 맥아더는 “여성 목사에 대한 성경의 사례는 없다”라며 “여성은 교회 내에서 조용히 하는 것이 좋다”라며 공개적인 비난 성명을 발표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맥아더 목사의 이 같은 발언에 새들백 처치 릭 워렌 목사의 아내 케이 워렌, J.D. 그리어 SBC 대표, 저자 맥스 루카도 등 복음주의계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맥아더 목사의 입장을 비난하고 무어 목사의 발언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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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