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음식이 곧 건강이다

2019-11-06 (수) 12:00:00 석인희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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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부모님의 식탁에는 ‘건강식’으로 칭해지는 여러 가지 음식들이 놓여졌다. 해독주스부터 건강죽, 청국장 가루, 유기농 채소 및 과일들까지 출처 다양한 온갖 음식들이 식탁을 수놓았다. 부모님은 건강식 예찬을 하며, 이렇게 먹지 않고서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고, 젊어서부터 꼭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한다고 힘주어 당부했다.

한국 사찰음식 명장 1호로 알려진 스타 셰프 선재 스님(본보 9월26일자 보도)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건강식 예찬론자다. 지난 1994년 간경화 진단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사찰음식만으로 1년 만에 항체를 만들어 기적처럼 살아난 선재 스님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찰음식을 홍보하고 있다. 사찰음식은 절에서 먹는 음식으로 제철 식재료로 자극 없이 조리하는 게 특징이다.

선재 스님은 “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먹는 음식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건강한 몸과 맑은 영혼은 음식으로부터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좋은 음식이 건강한 몸뿐만 아니라 단단한 내면 또한 다져준다는 것이다.


반면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건강식은 먼 나라의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배달음식, 가공식품을 즐겨먹고, 자극적이고, 달고 짠 소위 ‘단짠’ 음식들에 익숙해져 있다. 스트레스를 과식이나 야식으로 풀기도 하고, 음주도 심심찮게 즐기기 일쑤다.

특히 배달앱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지난 7월 한국 3대 배달앱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한 고객 수는 945만 명으로 반년 만에 80%나 급증했다. 집밥이 아닌 사먹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젊은 시절 쌓아온 나쁜 식습관은 머지않은 미래에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비수 역할을 한다. 최근 한국에서 젊은 세대의 위암 발생률 폭이 대폭 높아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잦은 가공식품 섭취, 비만, 음주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너무나 당연해 진부한 말이지만 바른 식생활 습관은 건강을 위해 필수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인 ‘건강 수명’ 또한 함께 늘리기 위해 누구나 건강식 예찬론자가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오늘 내가 먹은 음식이 나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미식가였던 ‘미식예찬’의 저자 장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1755~1826)의 “당신이 오늘 먹은 것을 이야기해보라. 그러면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주겠다”는 격언을 이렇게도 바꿀 수 있겠다. “당신이 오늘 먹은 것을 이야기해보라. 그러면 나는 당신의 건강을 말해주겠다.”

<석인희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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