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주주의 참뜻 되살리는 선거개혁

2019-10-1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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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미국대선의 투표율은 55%를 겨우 넘었다. 9,600만 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외면했다. 절반을 겨우 넘긴 유권자들의 의사표현에 의해 미국을 이끌어 갈 국가지도자가 결정됐다. 이렇듯 투표율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적 선거의 투표율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지방선거로 가면 투표율은 더욱 형편없어진다. 30%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 보궐선거는 20% 밑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민의를 기반으로 한 정치’ 운운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낮은 정치참여율이다. LA 경우도 마찬가지다. “LA선거의 승자는 무관심”이라는 자조 섞인 논평까지 나올 정도다.

이렇듯 갈수록 낮아지는 투표율에 위기의식을 느낀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지방정부들은 수년 전부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 그런 가운데 선거 당일 유권자등록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선거개혁안이 8일 주지사 서명을 통해 확정된 것은 투표율 제고와 관련, 대단히 전향적인 조치라 평가할 만하다.


낮은 투표율의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투표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사전 유권자등록도 그렇고 투표장에서 길게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것도 일부 유권자들에게는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투표절차와 방법의 개선을 통해 이런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것은 투표율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선거 당일 유권자등록을 허용하고 있는 주들의 경우 투표율이 5% 정도 오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온라인으로도 유권자등록을 할 수 있는 조지아의 경우 우편 혹은 직접 등록을 한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48%인 반면 온라인 등록자의 투표참여율은 7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당일 유권자등록 허용과 함께 내년 3월부터 거주지를 기반으로 한 특정 투표소가 아닌 투표센터로 개념을 확장해 선거일 11일 전부터 어느 센터에서나 투표가 가능토록 한 것도 투표율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국이 보다 열린 마음으로 고민하고, 눈부시게 발전한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한다면 개선의 여지는 아직도 많다.

유권자들이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할 때 정치인들은 비로소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 점에서 선거개혁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참뜻을 되살리는 가장 효과적인 처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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