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숙자들이 몰고오는 범죄·화재… 주민들 불안

2019-10-09 (수)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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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 피하려 불피워 노숙자 범죄 49% 급증 곳곳 오물·악취 방치

LA 한인타운을 비롯한 시 전역에서 급증한 노숙자 문제가 가장 해결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한인타운에서 노숙자 문제가 이들이 연루된 화재나 범죄 등 안전과 치안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갈 곳이 없는 노숙자들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 문제와는 별도로, 노숙자들로 인해 발생하는 실화나 범죄 등 사건·사고들이 한인타운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LA시 소방국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벽 1시께 LA 한인타운 2가와 버질 애비뉴 인근 2층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국은 31분만에 화재를 진압했으며, 빈집에 무단 거주하던 노숙자들이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자 추위를 피하기 위해 불을 피우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처럼 LA 한인타운에서 발생하는 노숙자 관련 화재 및 강력사건은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LA경찰국(LAPD) 한인타운 8가와 킹슬리 드라이브 인근의 한 빈집에 숨어 지내던 노숙자들을 발견돼 퇴거조치 했다.

이보다 앞선 12월에는 한인타운 콘도 주차장 앞 드라이브 웨이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던 노숙자들간 싸움으로 인해 주차된 차량에 큰 불이 났으며, 4월에는 LA 총영사관 옆길 뉴햄프셔에서 홈리스가 불을 피우다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영사관 주차장으로 번지는 등 큰 화재로 이어질 뻔 했다.

LAPD는 지난해 1월1일부터 12월까지 LA 일원에서 노숙자들이 저지른 화재 및 강력범죄는 총 8,906건으로 전년 대비 49%가 증가했으나, 시 차원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법안만 상정할 뿐 정작 세금을 내고 있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LA 시의회는 노숙자들을 위한 주택건설을 위해 10억달러가 넘는 예산과 연간 노숙자 텐트 철거 및 청소비로 3,0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예산은 미비한 수준이다.

상당수 주민들은 또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지역 등에서 콘도와 아파트 인근까지 홈리스 텐트가 들어서면서 거리에는 부패한 음식, 오물까지 흔하게 발견돼 주민이 불쾌해하고 불안함 속에서 지내고 있는 데다 묻지마 폭행 등도 발생하는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LA 타임스는 LA한인타운을 포함한 LA시의회 10지구 노숙자 수가 작년보다 2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노숙자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커뮤니티 곳곳에 진을 치고 있는 노숙자 캠프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LA시 당국에 노숙자 문제를 신고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어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LA 한인타운 노숙자 텐트 밀집 지역인 샤토 선상의 아파트에 사는 한인 이모씨는 “밤마다 노숙자들의 고함, 자전거 수리 등의 소음 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가 많다”며 “311에 수차례 신고했지만 별로 개선되는 점이 없다. 이제는 노숙자들이 그냥 다른 곳으로 가주길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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