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빗나간 교육열 피해자는 바로 자녀

2019-09-2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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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정도를 벗어나면서 미국도 한국도 시끄럽다. 새학년을 맞아 학생도 학부모도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는 요즘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자세를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미 역사상 최대 규모라는 입시 비리 스캔들이 터진 후 속속 단죄의 칼이 내려지고 있다. 딸의 SAT 점수를 올리기 위해 뒷돈을 주고 불법을 저질렀던 여배우는 벌금, 사회봉사 명령과 함께 2주간의 실형을 선고 받고, ‘가깝고 편한 교도소’를 찾는 모습이 알려져 또 한번 빈축을 샀다. 브로커에게 거금을 주고 아들을 운동 특기생으로 둔갑시켜 UCLA에 부정입학시켰던 중국계 부모는 멀리 스페인에서 체포돼 곧 미국으로 송환될 처지에 놓였다.

한국에서는 조국 법무장관 자제의 입시관련 의혹들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재판을 통해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 섣부른 단죄가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자녀의 진학을 위해 부모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불법이나 편법 여부를 떠나 인맥 없는 서민층 부모들이나 젊은이들이 경험한 상대적 박탈감은 크다.


미국의 입시비리 사건, 한국의 입시특혜 의혹은 한인 부모들에게 옷깃을 여미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혹 자녀교육에서 공정함이 소홀하게 여겨진 적은 없는지, 교육의 근본에 충실했는지 한번 살폈으면 한다.

한인사회에도 대학입시용으로 보이는 고교생 자선 이벤트들이 간혹 있다. 부모 등 가족들이 총동원된 이런 이벤트가 썩 교육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무늬만 그럴듯한 자녀의 봉사활동에 부모가 앞장선다면 자녀교육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부모의 빗나간 교육열로 인한 피해자는 바로 자녀들이다. 부모의 욕심 때문에 회복되기 어려운 상처를 입는 자녀도 생길 수 있다. 이번 입시 관련 논란들을 계기로 학부모들은 진정 자녀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바른 자녀교육의 길인지를 깊이 숙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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