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감독 기관, 고위험 모기지 대출 증가에 촉각
최근 비적격 모기지 대출 발급 증가로 금융 감독 기관이 규제에 나섰다. [AP]
자산 소진 대출, 서브 프라임 대출 등 고위험 모기지 대출이 증가 추세다. [AP]
주택 시장이 호황을 이룬 틈을 타고 ‘비적격 모기지 대출’(Unconventional Mortgage) 발급이 규모가 다시 늘고 있다. 비적격 모기지는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의 대출 가이드라인에 미달하는 대출자에게 발급되는 모기지로 연체 위험이 높은 대출로 분류된다. 최근 발급 규모가 증가한 비적격 모기지에는 직전 주택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된 서브 프라임 융자는 물론 소득이 일정치 않거나 소득이 아예 없는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 소진 대출’(Asset-depletion Loans) 등도 포함된다. 자칫 주택 시장에 또다시 위협이 될 수 있는 비적격 모기지 대출 발급 현황을 월스트리트 저널이 자세히 알아봤다.
◇ ‘자산 소진 대출’ 증가에 주목비적격 모기지 대출 발급이 증가하자 금융 감독 기관이 경고 조치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금융 감독 기관이 위험 요인으로 가장 먼저 지목한 대출 형태는 ‘자산 소진 대출’로 최근 발급 규모가 크게 증가한 대출 형태다.
이 밖에도 대출 자격 미달자에게 발급되는 서브 프라임 융자와 같은 고위험 모기지 대출도 증가 추세로 금융 감독 기관이 해당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 기준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자산 소진 대출은 대출자가 보유한 자산 가치를 일정 기간으로 나눈 금액을 월 소득으로 인정해주는 대출이다. 원래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보유 비율이 매우 높은 고액 순자산 보유자를 대상으로 고안된 대출 형태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계약직,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은퇴자 등을 대상으로도 자산 소진 대출이 적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단순 소득 증명이 힘든 대출자로 발급 대상이 확대되면서 금융 감독 기관이 대출 승인 전 상환 능력을 적절히 측정할 것을 모기지 대출 은행들에게 요구하고 나섰다.
◇ 상환 능력 과대평가 주의 모기지 정보 업체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의 조사에 따르면 자산 소진 대출과 서브 프라임 대출을 포함한 고위험 대출 발급 규모는 작년 3분기 약 130억 달러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조금 주춤해지는 가 싶더니 올해 2분기 발급 규모가 다시 약 120억 달러로 다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부문 감독 기관인 ‘통화 감독국’(the 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은 자산 소진 대출과 관련,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 과대평가 되지 않도록 대출 기준을 강화하라는 요구를 대출 기관들에게 전달 중이다.
통화 감독국의 리처드 태프트 신용 위험 부문 최고 책임자는 “대출 심사 시 자산 소진 대출 방식을 적용하는 대출 은행이 늘고 있는 추세로 감독 당국이 대출 정책과 절차상의 취약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대출 은행들은 안전한고 건전한 대출 관행을 위한 정책 및 통제 시스템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 고 비율 부채자 대출 보증도 증가세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 맥의 규정에 의하면 자산 소진 대출 발급 시 대출자의 은퇴 계좌인 401(k) 또는 ‘고용 관련 자산’(Employment-Related Asset)만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관련 규정이 완화되면서 다운 페이먼트 비율이 낮은 노인과 같은 주택 구입자의 경우 보유 자산을 단기간으로 나눠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극대화하는 관행이 이뤄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부채 비율이 높은 대출자에게 발급된 모기지 대출에 대한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의 보증이 증가 추세인 점도 이번에 함께 지적됐다.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발급된 비적격 모기지 대출 규모는 약 120억 달러로 1분기보다 약 9% 증가했다. 올해 2분기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의 대출 규정에 따라 발급된 적격 모기지 대출 규모는 약 3,260억 달러로 조사됐다.
◇ 자산 가치 대출 만기로 분할해야통화 감독국은 현재 자산 소진 대출 발급 시 대출자 보유 자산을 단기간보다는 모기지 대출 총 상환 기관으로 나눠 보다 현실적인 상환 능력을 측정하라고 지시 중이다. 또 자산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을 제외해 현실적인 소득 기준을 적용하는 등 신중한 대출 관행을 시행할 것도 권고하고 있다. 대출 기관 대상 법률 자문 제공 기관인 ‘메이어 브라운’(Mayer Brown LLP.)의 크리스 컬리 파트너 변호사는 “대출 은행은 통화 감독국의 조치를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대출 관행이라도 매우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감독 통화국의 경고 조치 이후 일부 은행은 이미 자산 소진 대출 관련 기준 강화에 나서고 있다. TD 뱅크의 경우 유동 자산 100만 달러 이상, 순자산 500만 달러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만 자산 소진 대출을 발급 중이다. 릭 벡텔 TD 뱅크 주택 대출 책임자는 “원래 자산 소진 대출의 주요 고객은 부유층 은퇴자들”이라며 “은퇴자의 경우 특정 직업이 없기 때문에 기존 모기지 대출 조건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TD 뱅크 측은 통화 감독국의 주의가 있은 뒤 최근 자산 소진 대출 프로그램을 일부 수정했다.
벡텔 주택 대출 책임자는 자산 소진 대출 프로그램 적용 시 대출자 보유 자산 예상 가치를 단기로 분할하는 대신 모기지 대출 상환 기간에 맞춰 분할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TD 뱅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산 소진 대출 프로그램 시행해오고 있는 대출 기관 중 한 곳이다. TD 뱅크 측은 대출 수익 감소, 모기지 대출 기준 강화, 투자 자산 가치 등의 요인으로 자산 소진 대출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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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