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국 ‘딸 입시’ 수사속도…논문교수 소환·부인 연구실 압수수색

2019-09-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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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재직 대학서 총장상 받은 딸…대학원 입시 자소서에 기록

▶ 조국 기자회견 마치자마자 웅동학원·사모펀드 관련자도 전방위 소환

조국 ‘딸 입시’ 수사속도…논문교수 소환·부인 연구실 압수수색

(서울=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와 외출하고 있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3일(이하 한국시간기준) 주요 관련자를 전격 소환하는 한편 추가 강제수사에 나서는 등 의혹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후보자가 전날 12시간에 가까운 '대국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검찰은 이와 별개로 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딸 입시·사모펀드 투자·웅동학원 소송 등 조 후보자를 상대로 제기된 '3대 의혹' 관련자들을 전방위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조 후보자 딸의 '의학 논문 1저자' 등재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단국대 장영표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는 고교생이던 2007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 장 교수 연구실에서 2주간 인턴을 한 뒤 2009년 3월 병리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 교수는 이 논문의 책임저자다.

고등학생이 2주간의 인턴십으로 의학 논문의 제1저자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장 교수의 아들과 조씨가 상대방 부모의 직장에서 '품앗이 인턴'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대한의사협회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씨가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장 교수에게 논문 자진 철회를 권고했다.

지난달 27일에 이어 일주일 만에 딸의 입시 의혹과 관련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도 벌였다.

검찰은 이날 오전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 씨가 교수로 재직 중인 경북 영주 동양대학교 총무팀과 정 교수 연구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했다.

딸 조씨는 동양대로부터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받은 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위한 자기소개서의 '수상 및 표창 실적'에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딸이 어머니가 재직 중인 대학에서 총장상을 받은 것이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를 통해 어머니 정 교수가 딸의 총장상 수상에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조씨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십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검찰은 앞서 KIST 센터장과 소속 연구원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딸 조씨의 봉사활동 내역 확인을 위해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였다. 조씨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코이카에서 비정부기구(NGO) 협력 봉사활동을 한 내용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행정실도 압수수색 대상지에 포함됐다.

조씨는 2015년 3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합격 전 서울대 의전원에도 응시했으나 1차에서 합격한 뒤 2차에서 떨어진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응시 전형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후보자 가족이 거액을 투자한 사모펀드와 연관된 업체 관계자들도 소환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의 이모 상무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조 후보자의 배우자 정 교수와 자녀, 손아래처남 정모(56) 씨와 두 아들 등 6명이 2017년 7월 14억원을 투자해 사실상 '가족펀드'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사모펀드다. '블루코어밸류업 1호'가 2017년 8월 펀드 납입금액(14억원)의 대부분인 13억8천만원을 투자한 회사가 '웰스씨앤티'다.

검찰은 웰스씨앤티가 펀드 투자를 받은 뒤 공공기관 납품 수주 및 매출이 급증했다는 의혹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 후보자 가족의 '위장 소송' 의혹이 제기된 웅동학원 이사들도 불러 조사했다. 소환 대상에는 과거 웅동학원 행정실장을 지낸 조 후보자 손위처남 정모(60) 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웅동학원은 조 후보자 가족이 운영하는 사학이다. 조 후보자 동생이 웅동학원을 상대로 50억원대 공사대금 채권 소송을 제기하자, 이 학교법인은 '무변론'으로 패소해 조 후보자 일가가 가족 간 '위장 소송'을 통해 사학 재산을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날 검찰의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소환 조사는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 전 핵심 의혹에 관한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확인해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자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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