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통역 40년, 법정지킴이
2019-08-23 (금) 12:00:00
“치열한 법정 공방에서 통역사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죠”
통·번역 경력 40년인 폴 이(57·한국명 이호재·사진)씨는 한인 1호 공인 법정통역관 자격증 소지자다. 1988년 처음 실시된 주정부 통역시험을 통과한 그는 1991년 두순자 살인 재판을 계기로 형사법원 사건을 맡기 시작했다. 로드니 킹 연방법원 재판에서 한인 증인 통역관을 맡은 이후 형사법원 상주 통역관으로 배정되어 중범죄 사건 담당 통역관 생활을 했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형사재판 통역이지만 한국어 통역사가 절대 부족해 쉴 틈 없이 일해야 했다는 그는 그 당시 통역관으로 보고 들은 법정 일화를 단행본으로 펴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1996년 출간과 동시에 화제가 됐던 미주 한인 법정실화 ‘나, 샤-워한 김치는 싫습니다’가 바로 그 책이다. 이씨는 “지금은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후 속편 출판 제의를 받았고 계약도 했지만 통역관 생활이 워낙 바빴다. 여유가 좀 생기면 법정야화를 엮어 책으로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포모나 주립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 민사 통역과 서류 번역을 시작했다. 졸업 후 서울에서 영문 신문 기자를 하며 재판 통역과 동시통역에 매력을 느껴 부업으로 뛰었고 1987~89년 본보 영문국 기자를 거쳐 풀타임 법정 통역사가 됐다.
수년 전부터 이민국 추방재판이나 민사 재판 통역을 주로 한다는 그는 1만 달러까지 소송이 가능한 소액청구 소송 통역도 한다. 최근에는 본보 50년사 영문 수정 작업을 하기도 했다.
문의 (213)675-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