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은행 실적발표 2주째 지연 왜?

2019-08-06 (화) 12:00:00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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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타운 한인업체 대출 다운그레이드 누락

▶ 최소 수백만달러 규모… 자산재평가 등 필요, 부실대출 규모 관심 속 바니 이 행장 ‘시험대’

한미은행 실적발표 2주째 지연 왜?
한미은행(행장 바니 이)이 지난달 23일로 예고했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연기한 가운데 2주가 되도록 아직 발표 일정조차 공시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미은행은 “이번 실적 연기가 한 고객의 여신과 관련, 감독국과 여신 다운그레이드 재평가 및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재조정에 따른 협의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난 19일 밝혔었다.

한미은행은 지주사인 한미 파이낸셜을 포함하는 전체 실적의 공식 발표는 지연했지만 지난달 31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은행 실적만 포함한 잠정 실적을 콜리포트를 통해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한미은행의 올 2분기 순익은 1,591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788만달러에 비해 11.0%나 감소했다. 또 올해 1, 2분기를 합친 상반기 순익 역시 3,266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3,487만달러에 비해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은행은 이 고객에 대해 일체 밝히지 않고 있으나 한미은행 안팎과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LA 다운타운에 본사를 둔 대형 한인 잡화 및 액세서리 업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감독국이 한미은행에 실적 연기를 요구할 때에는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여신 규모가 최소 수백만, 많게는 1,000만달러를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고 예상하고 있다.

통상 대형 여신 고객의 경우 ▲정기적으로 은행에 캐시플로와 매출, 경비 등 자세한 재정 내용을 포함하는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페이먼트가 연체되지 않아도 고객의 실적이 악화될 경우 대출 노트에 대한 다운그레이드 여부 평가를 받아야하며 ▲노트가 다운그레이드 되거나 페이먼트가 연체될 경우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이 업체의 경우 여러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는데 페이먼트가 연체되기 보다는 부동산 대출 등과 관련, 가치 하락으로 인한 노트 다운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미은행과 감독국이 이 고객의 노트에 대한 다운그레이드 여부 합의에 진통을 겪고 있어 실적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손충당금을 쌓으면 그 만큼 순익도 감소하고 재조정되야 하기 때문에 전체 실적 보고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산 은행들은 부실대출을 ▲30~89일 연체 ▲90일 이상 연체 ▲무수익 여신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미은행이 콜리프트를 통해 잠정 보고한 부실대출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6월30일) 현재 30~89일 연체 규모는 1,121만달러, 무수익 여신 규모는 2,235만달러 등 총 3,356만달러 규모에 달하며 전체 대출의 0.74% 규모다.

전 분기인 올 1분기의 경우 30~89일 연체 규모가 924만달러, 90일 이상 연체 규모가 4,004만달러 등 총 4,928만달러로 집계됐는데 2분기에 전체 규모가 오히려 3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콜리포트 잠정 보고에는 이 특정 고객에 대한 부실여신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최종 실적을 발표하면서 콜리포트도 수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인 은행권은 감독국이 이번 실적 연기를 계기로 한미은행에 대한 감사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난 5월 취임한 바니 이 행장이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행장 취임 후 첫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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