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린’으로만 알았던 휴 잭맨은 혼자서 그 큰 무대를 꽉 채우는 ‘위대한 쇼맨’이었다. 지난 주말 할리웃보울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휴 잭맨은 두 시간 넘게 무대 위를 누비며 ‘더 맨, 더 뮤직, 더 쇼’ 공연을 펼쳤다.
춤과 노래는 물론이고 세련된 무대 매너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현란한 탭댄스로 관객들을 일으켜 세워 세계적인 야외음악당을 뮤지컬 영화세트로 바꾸었다.
반원형 음악당의 하얀 외벽들을 활용한 빛과 영상의 향연이 볼거리 가득한 퍼포먼스를 만들어냈고 영화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에서 수염난 여자가수로 등장해 ‘이게 나야’(This is Me)를 속 시원하게 부른 키엘라 세틀이 객석을 압도하며 ‘위대한 쇼맨’의 위력을 발휘했다.
휴 잭맨은 유럽을 출발해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거쳐 LA 할리웃보울에 당도한 글로벌 아레나 투어를 두고 ‘위대한 영화 뮤지컬에 대한 오마주’라고 표현했다. 물론 막간을 이용해 ‘울버린’의 포즈를 취하는 걸로 엑스맨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선사하는 영리함을 보이긴 했다.
호주에서 뮤지컬 배우로 연기활동을 시작한 휴 잭먼은 2000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엑스맨 유니버스’의 울버린역으로 기용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할리웃 배우로 입지를 굳힌 그는 같은 호주 출신 싱어송 라이터 피터 앨런(주디 갈랜드의 사위)의 일대기를 그린 주크박스 뮤지컬 ‘오즈에서 온 소년’으로 2004년 토니상을 수상했다. 그렇게 영화와 뮤지컬을 오가며 글로벌 투어를 하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었다. 39~289달러로 티켓가격이 책정된 휴 잭먼의 쇼는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올 여름 시즌 LA필이 연주하는 할리웃보울 음악회 티켓가를 대폭 낮춘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할리웃 보울이 팝 콘서트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클래식 음악회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LA필하모닉은 2017년 8월 세계적인 이벤트 프로모터 ‘라이브 네이션’과 여름 시즌 할리웃보울 콘서트 기획 10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할리웃보울은 1만8,000석이 꽉 들어차는 공연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 팝 콘서트 티켓은 꽤나 비싼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라이브 네이션은 2018년 역대 최고기록인 3만4,996개의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콘서트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87억7,000만 달러로 2011년 35억1,000만 달러, 2015년 49억6,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이니 할리웃 보울과 라이브 네이션의 협력은 상부상조인 셈이다.
오는 9월 할리웃보울에는 베리 매닐로우와 로드 스튜어트 콘서트가 열릴 계획이다. 통계상 팝 콘서트 티켓 가격이 평균 94.31달러(추가 서비스료 제외)라니 이 행복을 누리려면 100달러짜리 한 장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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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사회부 부국장 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