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교육 통해 '자폐' 치료될 수 있어요
▶ 아티스트로 성장하기 원하는 자폐아동 및 미술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 개인지도
‘사랑이신 하나님, 구원의 서정’ 출판기념회와 개인 작품전을 열었을 때 이동구씨
폴 아트 리(Paul Art Lee).
이름부터 특이하다. 한국 이름은 ‘이동구’지만 미국에 이민와서는 예술을 의미하는 ‘아트(art)’가 들어간 영어 이름인 폴 아트 리를 사용하고 있다. 6세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이씨는 얼마 전까지 LA 교회에서 목회를 했던 목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술 관련해서는 ‘목사’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씨는 한국에서 미대를 졸업하고 서양화 전문으로 작품 활동을 해오다가 14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작품 전시회도 여러 번 개최한 작가이기도 한 그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미술을 지도한 지 올해로 37년째라고 말했다. 그는 미술대학 입학 지도는 물론 미술 교육을 통해 자폐아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자폐증이 있는 자폐아(autistic child)들은 주위 사람들이나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이며, 같은 연령의 어린이는 물론 부모에게조차 대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자기가 흥미를 가진 대상에는 무조건 고집하거나 열중하기 때문에 종종 교육이 어려워진다. 그는 자폐아들의 오랜 미술 지도를 통해 자폐아의 특성을 집중적으로 살리는 것이 자폐아 교육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자폐아 교육은 흥미를 나타내는 대상을 전문화하는 한편, 흥미를 넓히기 위해 새로운 교육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고 있지만 자폐아수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라 자폐아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에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신생아 10명 중 1명이 자폐증을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물론 자폐증이 심하지 않으면 부모들이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첨단산업 전문직종사자들이 즐비한 실리콘밸리에는 특히 자폐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대면 접촉을 어려워하는 자폐인들에게 온라인 시대의 도래는 큰 힘이 됐으며 별난 구석을 인정하는 실리콘밸리 문화가 ‘괴짜’ 자폐인들이 자리잡는 걸 도왔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씨는 부모들도 거의 포기했던 자폐아들이 미술을 통해 치료되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미술 지도를 하다가 자폐아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해서 응급 전화를 하고 앰블런스가 올 때까지 응급처치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런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들이 치료돼 새로운 삶을 찾았을 때는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씨는 미국 유명 미술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 전문 미술 지도도 하고 있다. 그에게 미술 지도를 받은 학생들은 오티스 미술대학(Otis College of Art and Design) 등 유명 대학에 진학했으며 자폐아도 오티스 미대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살아가는 자연의 모습을 그린 폴 아트 리씨의‘양귀비와 나비’(2017년 작)
또 자폐를 앓고 있던 청소년이 5년간 이씨의 미술교육을 받고 미술대전에 입상했으며, 개인전을 개최한 이들도 있다.
그는 자신의 초창기 미술 세계는 “자유, 영혼, 삶”이었는데 지금은 “신앙”으로 바뀌었으며 자신의 그림은 복음, 구제, 성찬식, 구원의 길, 자연 속의 하나님, 십자가 등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미술 세계를 “미술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낸다”로 요약했다.
오티스 미술대학을 장학생으로 졸업하며 개인전을 갖는 조나단 진 학생과 함께. 왼쪽 두번째가 폴 아트 리씨, 세번째가 조나단 진 학생.
이씨는 아들이 이번에 UC버클리에 진학하면서 오랫동안 정들었던 남가주 토렌스를 떠나 산호세 지역으로 이사했다. 그는 이곳에서 미술 지도를 하면서 교회를 세워 목회 활동도 계속할 계획이다. 아직 미술지도 학원 장소도, 교회(홀리 원 교회) 설립지도 정하지 못했지만 폴 아트 리씨는 두 가지 모두 선한 뜻으로 이뤄질 것을 믿고 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UCLA를 졸업한 딸, 그리고 UC버클리에 입학한 아들이 있다.
미술대학 입학 지도를 바라거나 자폐아 미술 지도를 원하는 이들은 폴 아트 리씨에게 연락하면 된다. 산호세 지역 개인/방문 레슨이 가능하다.
▲문의 (669)2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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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