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4일 근무제’ 생산성 크게 향상

2019-07-19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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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일자리 구인 조건, 단축근무 67%로 늘어

▶ 급여는 삭감 안해

‘주4일 근무제’ 생산성 크게 향상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이 대두되면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업체들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주 4일 근무제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P]


시애틀에 위치한 직원 30명의 마케팅업체 ‘킬러 비주얼 스트래티지스’(Killer Visual Strategies)사는 몇 년 째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주 5일 근무제에서 직원들의 생산성이 저하되고 활력을 잃어가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하루 10시간씩 4일 일하고 월요일이나 금요일 중 선택해 3일 쉬는 근무 형태다. 에이미 밸리에트 대표는 “3일 동안의 휴무일을 통해 직원들이 재충전을 충분히 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과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생산성이 20%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지향하는 소위 ‘워라밸’(walk & life balance)이 생활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일주일에 4일만 근무하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미국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USA 투데이가 17일 보도했다.

구인구직 웹사이트 ‘집리쿠르터’(ZipRecruiter)에 따르면 구인 조건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제시한 일자리의 수가 올해 들어 67%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65%에 비해 2%포인트 증가했다. 2년 전인 2017년 57%에 비하면 10%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다. 하루에 10시간 근무를 하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아예 근무 시간을 32시간으로 단축시키는 회사도 있다.

‘인사관리협회’(SHRM)의 4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4일 3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업체는 15% 수준으로 2017년 13%에 비해 2%포인트 늘었다. 주 4일 40시간 근무제의 업체는 1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업체들의 수는 많지는 않지만 증가 추세임에는 틀림없다.

근무 시간이나 근무 일이 줄었다고 해서 급여를 삭감하지는 않는다고 매체는 전했다.

주 4일 근무제가 도입되는 배경에는 인력 확보를 하기 위한 업체들의 고민이 있다. 완전 고용에 가까울 정도의 낮은 실업률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경쟁 업체에 뒤지지 않기 위해 주 4일 근무제와 같은 탄력적 근무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주 4일 근무제 확산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인력 관리업체 ‘크로노스’(Kronos)의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직장인의 40%가 주 4일 근무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0$의 미국 직장인들은 주 3일 근무제를 선호했고 전통적인 주 5일 근무제를 선호하는 미국 직장인들은 28%에 머물렀다.

일 하는 날이 하루 더 없어지면 업무량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할 수도 있는 우려가 있지만 그만큼 직원들이 집중해서 일에 몰두해 오히려 생산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2년 넘게 주 4일 32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 ‘와일드비트’(Wildbit) 나탈리 나게르 최고경영자는 “지난 2년 동안 직원들은 그 이전에 비해 생산성도 높아졌을 뿐 아니라 업무의 질도 향상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력관리 전문가들은 생산성 향상이라는 업주의 이해와 일과 개인의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직장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향후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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