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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달콤시원한 ‘꿀 수박’… 큰 게 제맛이죠

2019-07-17 (수) 12:00:00 강레오 ‘식탁이 있는 삶’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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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산, 풍부한 일조량·황토질 토양

▶ 고품질 수박 재배 최적의 조건 갖춰, 10년 이상 러시아로 수출되고 있어

사각사각 달콤시원한 ‘꿀 수박’… 큰 게 제맛이죠
조선 세종 5년에는 경복궁 수라간에서 수박을 훔쳐먹은 한 내시에게 곤장 100대와 귀양이라는 처벌이 내려졌다는 기록이 있다. 수박이 그만큼 귀했다는 뜻이다. 그 더운 한여름에 얼마나 수박이 먹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안쓰러움도 생긴다. 지금이야 수박은 충북 음성과 전북 고창, 경북 고령, 경남 함안 등 전국 각지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농장시설이 발전해 재래시장이나 마트 백화점에서도 사계절 내내 살 수 있게 됐다.

아주 무더운 여름으로 기억한다. 충북 진천군의 한 수박 농가를 찾아갔다. 너무나도 짜는듯한 더위에 머리가 띵할 정도로 어지럽고 내 몸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는 듯했다. 그런 찜통 같은 더위에 비닐하우스에 있는 수박을 취재하러 갔다. 수박은 멜론과는 달리 포복 재배를 한다. 이곳 진천은 ‘덕산 꿀수박’으로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수박 산지다. 그렇게 취재를 하러 하우스에 들어가자 나도 모르게 “앗 뜨거워”라고 소리쳤다. 믿기지 않을 만큼의 더위와 열기였다. 50도가 넘는 온도였다.

함께 농장을 안내해주셨던 농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옛말에 생거 진천 사거 용인이라고 살아서는 진천 땅이 좋고 죽어서는 용인 땅이 좋다”고 말이다. 그만큼 진천군 땅이 기름지고 물이 좋기로 유명해 농사짓고 살기가 좋다는 뜻이다. 덕산은 다른 지역보다 풍부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 황토질 토양으로 고품질 수박을 키워내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정식하기 전에는 짚과 소거름에 참숯 가루까지 섞어서 땅의 힘을 키우고 정식한 후에는 순도 매일 따주고 열매가 커지면 매일 한 번씩 방향도 바꿔주는 등 수확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들여다봐야 한다. 한 넝쿨에서 한 개의 수박만 남기고 모두 열매를 솎기 때문에 모든 영양분과 당도가 한 개의 수박으로 몰리면서 더욱 크고 맛있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출하를 앞둔 수박 한 개의 무게는 11㎏에 달한다. 특히 덕산 꿀수박은 10년 넘게 러시아로 수출되고 있다고 한다. 요즘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애플 수박처럼 크기가 작은 수박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혼자 들기 무거울 정도의 크기와 그 안의 빨간색 살얼음 같은 사각거림, 풍부한 육즙이 느껴져야만 왠지 수박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찌는듯한 무더위를 이겨내려면 크디큰 수박이 있어야만 많은 사람과 함께 시원함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여름 땀을 쫙 빼고 난 후에 시원한 수박 한 입이면 숨이 멎을 듯한 시원함이 목 속으로 느껴지며 숨이 차오른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과일 중에는 단연 수박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만큼 시원한 맛과 사각거리는 식감, 풍부한 육즙은 생각만 해도 머릿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쩍 하고 쪼개지는 소리마저 시원하니 아무래도 수박은 역시 큰 게 제맛이다.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많은 휴가 인파들이 국내외 여기저기 여행을 떠날 것이다.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여행하는 곳곳이 누군가가 농사를 짓고 있을 산지라는 것이다. 여행하면서 산지를 방문해서 둘러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 학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산지에 갔으니 마트 말고 이번에는 산지 농가에서 직접 구매해 저녁 식사를 준비해 보는 것도 참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강레오 ‘식탁이 있는 삶’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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