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찰과 머니오더만 받는 총영사관

2019-06-26 (수)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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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외공관 민원수수료, 데빗·신용카드 안받아

▶ 민원인들 헛걸음 일쑤

LA 총영사관을 비롯해 미주지역 재외공관에서 모든 민원업무와 관련한 수수료를 현금이나 머니오더만 받고 있어 일부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 국무부의 경우 대부분의 민원업무 관련 수수료가 크레딧 카드로 결제가 가능해 한국 외교부가 크레딧 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아니면 현금 없이 공관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하는 민원인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각 재외공관에 현금자동인출기(ATM)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인 이모씨는 최근 총영사관을 방문해 영사관 ID를 신청하려고 했으나 현금이 없어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을 왔다갔다 하는 등 번거로움을 경험했다. 이씨는 “다른 국가 영사관들이나 미국 여권 발급소에서도 대부분 카드를 받는 것으로 아는데 유독 한국 총영사관만 받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금이 없는 민원인들을 위해 내부에 ATM 기계를 설치했더라면 불편이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민원인들에 따르면 총영사관 민원업무의 상당부분이 5달러 미만의 소액결제가 많아 민원인들이 주거래 은행 이외의 ATM 기계에서 현금을 인출할 경우 내는 수수료가 더 비싼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LA 총영사관을 비롯해 미주지역 재외공관에서는 민원업무 수수료 결제수단으로 카드를 받지 못해 민원인들이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카드 결제 시스템의 도입 여부는 각 공관 소관이 아닌 외교부의 권한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재외공관 관계자는 “개인 수표의 경우 계좌에 잔고가 없을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으며 크레딧 카드 결제 역시 수수료 등의 문제로 도입이 쉽지 않다”라며 “대부분의 결제 금액이 소액이기 때문에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LA 총영사관의 경우 그동안 민원인들이 건물 바로 옆에 위치한 주유소 내의 ATM 기기를 이용해왔으나 이마저 최근 이 주유소가 문을 닫는 바람에 현금을 미처 지참하지 못한 민원인들이 돈을 인출하기 위해 여러 번 발걸음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LA 총영사관에서는 민원인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공관 내부에 ATM 기계의 설치 가능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영사관 관계자는 “현금을 가지고 오지 못한 민원인들을 위한 ATM 기계를 내부에 설치하는 방안도 있으나 이는 승인과 경비, 그리고 ATM 기계를 설치할 은행과의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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