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선우 변호사
저스틴 아매쉬는 미시간 주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이다. 그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2016 대선에 있어서의 러시아 정부의 비밀 개입에 트럼프 선거진영이 공조했는지 여부와 특별검사의 수사과정을 트럼프가 방해했는가의 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보고서를 읽고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려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뮬러의 보고서를 고의적으로 허위 요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을 받아 마땅한 행동을 해왔다. ▲당파 근성은 우리의 견제와 균형제도를 훼손시켜 왔다. ▲(535명의) 연방의회 의원들 중 보고서를 읽어본 사람은 몇 안 된다.
410여 쪽에 달하는 뮬러 검사의 보고서는 법무부의 관련법규에 따라 공개되기 전에 먼저 윌리엄 바 장관에게 4월 중 제출된 바 있었다. 바는 그 보고서를 러시아의 대선 개입 작전에 트럼프 진영이 공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트럼프가 특별검사의 수사 활동을 방해하지도 않은 것으로 요약된다고 서둘러 발표해버렸다.
바가 뮬러의 보고서를 의회에 보내기 한 달 전쯤 보고서의 내용을 트럼프 구미에 맞게 왜곡 요약한 것은 트럼프에게 쾌재를 외치게 했고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에게는 당론 분열의 후유증을 안겨주었다. 바가 그렇게 짜놓은 프레임은 트럼프 지지자들만 아니라 일부 중도 성향의 시민들마저 트럼프는 죄가 없는데 특별검사의 조사로 4,000만 달러만 허비했다는 결론을 서둘러 내리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뮬러가 5월29일 사직하면서 낭독한 성명서는 바의 요약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보고서의 제1권에는 러시아 정보당국과 군부가 미국 정치제도에 집중적으로 공격을 가해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트럼프가 당선되도록 한 내용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 같은 러시아의 활동에 대한 트럼프 진영의 반응도 보고서에 언급되었지만 광범위한 음모를 했다고 기소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했다는 게 뮬러의 결론이다.
그런데 증거가 불충분했다는 것은 행위 자체가 없다는 것과는 다르다. 보고서 제2권은 뮬러의 합법적 수사를 트럼프와 그의 행정부가 방해했는가에 대한 것인데 이에 대한 뮬러의 해명은 다음과 같다. “보고서에 나와 있는 대로 조사 후에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우리에게 있었다면 우리는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아닌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트럼프 탄핵과 관련,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법사위, 정보위와 행정부 감독위 등 해당 위원장들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이기는 게 첩경이라고 하는 반면 작년 중간 선거 때 당선된 신참 의원들과 진보계 의원들은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화당은 아매쉬 의원 하나만 예외일 뿐 트럼프에게 난공불락의 도피처를 제공하고 있다.
펠로시가 240여명 탄핵 주창자들에게 설복되어 하원법사위에서 탄핵조사를 시작하고 그동안 쌓인 트럼프의 거짓말 기록, 세금보고서와 은행대출 기록 등이 쏟아져 나오면 트럼프는 탄핵되어 상원의 재판으로 넘겨진다.
재판은 대법원장을 주심으로 상원의원 100명이 재판관들인데 3분의 2가 트럼프를 대통령직에서 파면하는 것을 찬성해야 백악관에서의 축출이 가능하다. 공화당이 66석의 다수당인 현실 앞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것은 확실하다. 다만 유명 헌법학자들을 포함한 탄핵 지지층은 일단 탄핵절차가 시작되고 트럼프의 도이체 은행 금융자료 등으로 트럼프와 러시아 검은 돈의 관계가 백일하에 드러나면 사태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관세보복 등 복고적 정책수행에도 불구하고 고용상태 같은 경제지표가 좋아 트럼프의 재선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부도덕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며 즉흥적 정책추진으로 세계의 번영과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트럼프의 승승장구(?)는 민주주의 개념 자체에 회의를 일으킨다. 미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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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