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국채 금리 역전 현상도 심화 “시장, 미중 합의 없다고 전제”

【워싱턴=AP/뉴시스】일본 국빈 방문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돌아와 기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9.05.30.
중국이 희토류 카드까지 꺼내 들며 미중 무역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뉴욕증시가 12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기침체의 전조로 인식되는 미 국채 금리 역전 현상도 심해졌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제 거의 사그라들었다고 보고 있다.
29일 CNBC,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0.69% 밀린 2783.02로 거래를 마쳤다. 3월8일 이래 가장 낮은 마감가다.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0.87% 하락한 2만5126.41로 폐장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79% 떨어진 7547.31로 장을 끝냈다. 역시 3월8일 이후 최저치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26%로 여전히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 자산인 국채로 수요가 몰려 가격이 뛰고 금리는 내렸다는 의미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간다.
미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의 금리 역전폭은 2007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국채 장기물(10년물)은 보유 기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물(3개월물)보다 가격이 싸고 금리는 높은 게 통상적이다. 다만 경기가 불안하면 장기물 수요가 늘면서 장기물 가격이 뛰고 금리는 내려,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 금리보다 낮아진다.
더 오포튜니스틱 트레이더(The Opportunistic Trader)의 설립자인 투자 전문가 래리 베네딕트는 "시장은 무역전쟁 타결은 100% 확실하고 단지 시기의 문제일뿐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합의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FTSE러셀의 글로벌 시장조사 담당자 앨릭 영은 "수개월간의 낙관론 끝에, 투자자들은 마침내 미중 무역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무역 긴장 고조가 단기간 내 타결보다 더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전망했다.
CNBC는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일민일보가 '미국은 중국의 반격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강한 경고성 제목의 사설을 게재한 데 주목했다 .
미중이 관세폭탄을 주고받을 때도 시장에는 기대감이 존재했다.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극적 타결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미 상무부가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데 이어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전쟁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전망이 어두워졌다.
반도체 등에 쓰이는 희소금속 물질의 일종인 희토류는 세계 생산량의 사실상 전부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도 매장량이 있기는 하지만 환경규제 문제 등이 얽혀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일 간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동중국해 센카쿠 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중국은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