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23일 종가 대비 다우 1,200p 빠져
▶ 화웨이 거래 중단 금융시장 긴장감 팽배

2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중계인들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주가를 근심어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AP]
23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무역 전쟁 우려에 경제지표 부진, 유가 급락 등이 겹치면서 또 다시 큰 폭 내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6.14포인트(1.11%) 내린 25,490.4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4.03포인트(1.19%) 하락한 2,822.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2.56포인트(1.58%) 급락한 7,628.2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지난 한 달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 달 전인 지난 4월23일 종가와 비교하면 거의 1,200포인트나 빠졌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관련 소식과 주요 경제지표, 유럽정치 상황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 제재 이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금융시장의 긴장도 팽팽하다.
반도체 설계회사 ARM과 영국 통신사 보다폰 등이 화웨이와 거래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주요 통신사들도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 판매를 보류했다. 파나소닉과 도시바도 화웨이에 스마트폰 부품 등의 납품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큰 요구’를 하는 데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발도 거세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고쳐야만 협상을 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지표도 부진하면서 투자자 불안을 심화했다.
시장 정보제공업체 마킷이 이날 발표한 미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6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나온 5월 유로존 합성 PMI와 일본의 5월 제조업 PMI 등도 일제히 부진했다.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이날 1년 내 가장 큰 폭인 5.7% 폭락한 점도 증시를 얼어붙게 했다. 특히 에너지 관련 기업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안전자산으로 피신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2.3%도 하회하는 등 2017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 장기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P모건의 아담 크라사풀리 이사는 “무역 관련 전망이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면서 “강세 전망을 견지했던 투자자들은 지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