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 예대율 여전히 100% 육박 ‘돈 가뭄’

2019-05-22 (수) 12:00:00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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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개 은행 1분기 96.7%로 전분기보다는 소폭 감소

▶ 증시 널뛰기·이자율 올라 예금고 증가 다소 기대도

한인은행 예대율 여전히 100% 육박 ‘돈 가뭄’
한인 은행들의 예대율(예금대비 대출비율)이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에 육박하는 등 지속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이 한인 은행권이 대출에 비해 예금이 딸리는 소위 ‘돈 가뭄’ 현상이 지속되면서 CD와 적금 상품을 중심으로 한 한인 은행권의 예금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도표 참조>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9개 한인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실적에 따르면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1분기(3월31일) 현재 9개 한인은행들의 총 예금고는 240억6,255만달러지만 대출 역시 이에 육박하는 232억6,756만달러로 예대율이 96.7%에 달했다. 이는 전 분기인 2018년 4분기의 98.1%에 비해서는 1.4%포인트, 전년 동기인 2018년 1분기의 97.4%에 비해서는 0.7%포인트 각각 하락한 것이지만 여전히 100%에 육박하면서 높은 수준이다.

이같이 예대율이 소폭 감소한 것은 올 1분기 한인 은행권의 전년 동기 대비 예금고 증가가 7.6%로 대출 증가율 6.8%를 상회한 것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인 은행권의 예대율은 2017년 4분기에 99.7%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었다.


통상 은행들은 예대율을 감독국의 강력한 권고 수준인 100% 이하로 억제하고 있지만 9개 한인은행 중 일부 은행은 이미 100%를 넘어섰거나 사실상 100% 수준이다. 신한 아메리카의 경우 예대율이 103.4%로 100%를 넘어서며 9개 한인은행 중 가장 높았으며 자산규모 1위 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가 98.3%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작은 US 메트로 은행만 70% 대를 유지했을 뿐 나머지 8개 은행들의 예대율은 일제히 90% 대를 넘었다.

감독국은 부실 대출에 대비, 은행이 충분한 예금고 확보를 통해 적정한 수준의 예대율 유지를 통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은행의 급작스러운 예대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대율은 높을수록, 특히 90%대를 넘을 경우 은행이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예대율이 80% 이하일 경우 대출에 소극적이고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95~100% 이상의 예대율은 너무 높아 이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대다수 주류 은행들은 건전한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80% 대에서 90% 초반 대 사이의 예대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한인 은행권의 예금 유치가 아직도 전반적으로 대출 규모에 비해 부진한 이유로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고객들의 현금 보유가 감소한 가운데 ▲증시와 부동산 시장 등 경쟁 투자처에 자금이 몰렸고 ▲은행 예금 이자 수익률이 증시 등 경쟁 투자처에 비하면 아직도 낮은 수준이며 ▲암호·가상 화폐 등에 투자가 늘었던 점 등이 꼽히고 있다.

한인 은행권은 그러나 널뛰기 증시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감이 높고 연방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예금 이자율도 꾸준히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예금유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인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전국 최고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는 CD(양도성 예금증서) 상품 등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등 치열한 예금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예금고가 충분하다면 대출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85~95% 예대율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에 예금고 확충이 여전히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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