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매, 장수시대의 난제

2019-05-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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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21세기 고령화 사회의 최대 난제로 등장했다. 주변에서 가족이나 친지 중 치매환자 없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환자의 수가 크게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5,000만명으로 추산되는 전 세계 치매 인구는 앞으로 30년간 폭발적으로 증가, 2050년이면 1억5,200만명으로 3배 넘게 불어날 전망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이고,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노년층 중 530만명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 그리고 이 발병위험은 65세 이후 매 5년마다 배로 증가한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웬만하면 80대 90대를 사는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치매 발병위험이 높다는 말이다. 85세 이상이면 두 명중 한 명꼴로 치매환자이다. 치매라는 병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진지하게 대처할 때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누구도 그 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이다. 부모나 배우자 혹은 자신에게 닥칠 수 있는 병이다. ‘부끄러운 병’으로 내치기보다 의학적으로 바른 이해를 해야 하겠다.

둘째는 예방이다. 일단 걸리면 완치가 불가능하니 예방이 최선이다. 뇌를 자극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건강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금연 금주 등 건강한 생활습관은 기본이다

셋째는 조기진단이다. 초기에 진단해 뇌가 아직 건강할 때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가 있다. 이것은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한 일로, 부모나 배우자가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감정변화가 평소와 다른 점이 느껴지면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환자를 가족이 돌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국가와 커뮤니티가 함께 대처해야할 사회적 문제다. 현재 미국에서 육체적으로 건강한 치매환자를 돌보는 시설은 거의 없다. 유대인 커뮤니티나 일본계, 아르메니안 커뮤니티가 자체 치매요양시설을 운영하는 배경이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치매는 강 건너 불이 아니라 발등의 불이고,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 나의 가족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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