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자사주 매입 활발, 주식 반등 효과는 부진
2019-05-14 (화) 12:00:00
조환동 기자
▶ 매입 발표 이후 주가 2.8%~23.1% 하락, 중장기적으론 상승 효과 예상
지난해부터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 퍼시픽 시티 뱅크와 오픈뱅크 등 4개 한인 상장은행은 물론 일부 주류, 중국계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기대했던 주식 반등 효과는 아직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내세웠던 주요 이유가 부진한 주가의 반등 효과였지만 최소한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인은행의 경우 첫 자사주 매입 발표 일로부터 지난 13일까지 종가를 기준으로 주식 동향을 보면 뱅크 오브 호프의 주가가 23.1%나 하락해 가장 높은 하락률을 보였으며 이어 한미은행(-13.7%), 퍼시픽 시티 뱅크(-2.8%) 등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픈 뱅크가 유일하게 주가가 6.3% 오르면서 그나마 주식 반등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도표 참조>
이같은 상황은 중국계 은행도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10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9,5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계 캐세이 뱅크도 주가가 2.4% 하락한 상태다. 캐세이 뱅크는 자산규모 171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중국계 2위 은행이다.
월가 애널리스트와 금융권 전문가들은 이같이 자사주 매입이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자사주 매입과 함께 실적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데 일부 은행의 경우 최근 실적이 월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고 ▲전반적인 약세장에서 자사주 매입이 진행되고 있으며 ▲자사주 매입 규모가 주가를 부양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분석 등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자산규모 421억달러로 미국 내 최대 중국계 은행인 이스트 웨스트 뱅크의 경우 자사주 매입 대신 현금 배당을 늘리고 있다. 이스트 웨스트 뱅크는 올 1분기부터 현금 배당을 기존 주당 23센트에서 주당 27.5센트로 20%나 올렸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가와 주당순이익(EPS)이 동시에 오르는 효과를 낸다. 4개 한인은행 모두 중장기적으로는 자사주 매입이 은행 주식의 가치를 높여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자사주 매입이 없었을 경우 주가 하락 폭이 더 컸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LA에 본사를 둔 웨드부시 증권의 데이빗 치아베리니 금융전문 애널리스트는 LA 비즈니스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주가가 계속 부진할 경우 더 많은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1차 자사주 매입 효과가 부진할 경우 2차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는 은행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미은행의 경우 2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지난 1월24일 이후로만 보면 소폭의 주가 반등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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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