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한다’
2019-04-23 (화) 12:00:00
이승하(1960- )

리사 야오 ‘하늘’
자네 태어난 게 정말 기뻐
이 멋진 계절에 아름다운 날에
태어나 바로 울었겠지만
얼마나 화통하게 자주 웃는지
사람들에게 밝은 웃음 선사하는지
세상의 꽃들도 웃음 터뜨리고
새들이 떼 지어 창공을 수놓는
생명 약동하는 오늘이 생일이라고?
꽃으로 피어나 새처럼 나는구나
무대는 그대의 집, 춤은 그대 인생
이 세상이 무대요 다 관객
뛰어라 굴러라 솟구쳐라 날아라
이 멋진 계절에, 아름다운 날에
자네 태어난 게 정말 좋아
이승하(1960- )‘생일 축하한다’ 전문
이 시는 시인이 무용가인 후배에게 준 시이다. 시를 읽으며 나는 오늘이 당신의 생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무용가 아니래도 좋고 훌륭한 사람 아니래도 좋고 부자 아니래도 좋고 춤은커녕 잘 걷지도 못해도 좋다. 오늘이 당신의 생일이 아니라면 그냥 생일이라고 치자. 당신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정말 좋다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름도 모르는,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는 이에게 나는 시를 보낸다. 오늘이 생일도 아닐 당신에게 환한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다. 우울을 먹고 사는 수많은 시들 덮어버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당신이 태어난 게 정말 좋다고 함박웃음 한아름 보낸다. 임혜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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