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대화의지 확인한 한미정상회담

2019-04-12 (금)
작게 크게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비핵화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후 나온 언론발표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북미대화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입장을 파악하는 대로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 간에 오간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일단 트럼프의 대화의지와 문 대통령 중재자 역할에 대한 기대를 확인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비핵화 최종상태에 대한 의견은 일치했지만 속도와 방식에서는 이견을 보여 왔다. 이제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신이 내놓았던 절충안과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반응을 토대로 김 위원장을 만나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북미대화 재개는 이처럼 또 한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간 접촉, 그리고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져야 하는 기나긴 여정이다. 결코 순탄치 않은 험로가 예상된다. 지혜와 인내가 요구되는 프로세스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7차례나 회담을 가졌으며 김정은 위원장과도 3번이나 만났다.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양측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협상은 본래 일정 부분 양보를 전제로 하는 행위다. 북한과 미국이 타협을 거부하며 자신들의 기존 입장만 계속 고수한다면 대화는 진전될 수 없다. 그러다간 자칫 대화의 판 자체가 깨질 위험도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고개를 들고 있는 북미대화 무용론이 더욱 거세질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현실적으로 미국과 북한에 남은 시간은 3~4개월 정도이다. 미국이 대선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면 비핵화와 북미대화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또 한 번의 교착이나 결렬은 허용되지 않는 중차대한 국면에 처해있음을 미국과 북한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태평양을 오가며 기울이고 있는 문 대통령의 중재노력이 꺼져가던 북미대화의 불씨를 되살리고 비핵화 프로세스를 앞당기는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