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1세대 창립이사’ 5월 주총 후 은퇴, 미국인·전문직 영입파가 이사진 주축 이뤄
▶ “한인사회와 유대 약하다” 기대-우려 교차

한미은행 이사진이 지난 2008년 5월 주총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스캇 디얼, 데이빗 로젠블룸, 마이클 양, 금종국 행장, 노광길 이사장, 존 안 부이사장, 해리 정, 크리스티 추, 토마스 윌리엄스, 최기호 이사.
한미은행의 지주사인 한미 파이낸셜은 8일 노광길(78) 이사장이 올해 5월 주총을 끝으로 이사직에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파이낸셜은 노광길 이사장이 퇴진 후 명예 이사장 자격으로 이사회에 외부자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광길 이사장은 조지 최, 안이준, 이준형, 안응균(별세), 존 안, 리처드 이, 박창규, 안성주, 윤원로씨 등 한미은행의 태동과 발전을 이끌어온 1세대 창립이사들이 모두 퇴진한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이사였기에 그의 은퇴는 한미은행의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광길 이사장은 지난 1984년 한미은행 이사에 첫 임명된 이후 무려 35년간 이사로 재직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첫 이사장을 맡은데 이어 2007년부터 올해까지 12년간 이사장을 맡는 등 한미은행의 최장수 이사 및 이사장이다. 노 이사장은 또 한미은행 주식지분의 1.15%에 달하는 37만4,490주(2018년 프락시 기준)를 보유한 최대 개인 주주이기도 하다. 그의 보유주식 가치는 8일 종가 21.95달러를 기준으로 822만달러에 달한다. <표 참조>
특히 노 이사장은 2008년 닥쳤던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미은행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았던 절체절명의 시기에 이사장을 맡아 2010년 1억2,000만달러 자본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한미은행을 위기에서 구해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노광길 이사장의 퇴진은 한미은행 이사진의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노 이사장이 은퇴하면서 한미은행 이사진은 전원 2014년 이후 영입된 미국인과 한인 전문직 출신 이사만 남게 된다.
당연직 이사인 바니 이 차기행장, 오는 5월 각각 은퇴하는 노광길 이사장과 금종국 CEO를 제외한 8명 이사 중 미국인 이사 3명과 1세와 1.5세 한인 이사 5명 모두 직접 투자한 지분은 거의 없는 전문직 영입 이사들이다.
뱅크 오브 호프와 퍼시픽 시티 뱅크, CBB 은행과 오픈뱅크 등 아직도 창립 1세 투자 이사들이 이사진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다른 한인은행과 달리 전원 미국인과 전문직 영입 이사들로 이뤄진 한미은행 이사진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받는 이유다. 이들 이사들의 경우 펀드회사, 투자은행, 전·현직 금융권이나 CPA 출신이어서 여전히 예금과 대출 고객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한인 커뮤니티를 잘 알지 못하고 한인 커뮤니티와의 연결 고리도 약하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한미은행 안팎에서는 앞으로 바니 이 차기행장의 한인 커뮤니티와의 가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한미은행은 차기 이사장은 오는 5월 주총 직후 첫 전체 이사회에서 선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2017년 10월부터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존 안 부이사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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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