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게인 6.19”

2019-03-27 (수) 김철수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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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19일. 이날은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LA 한인타운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을 리틀 방글라데시 지역으로 결정하기 위한 주민의회 선거에서 한인 사회의 결집력과 단결을 미 주류사회에 증명해 보인 역사적인 날이다.

당시 주류 언론들은 이날 한인타운에서 실시된 투표 현장에 수천명의 한인들이 폭염 속에 투표를 위해 수시간씩 기다리는 모습을 보도하며 98.5%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신설안을 부결시킨 한인사회의 저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한인사회의 결집력을 주류 사회에 증명해 보인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또 다른 결집력을 요구하는 주민의회 대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4일 오후 2시부터 서울국제공원에서 진행되는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21명의 한인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다시 한번 한인 커뮤니티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와 함께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LA 한인회와 현 주민의회 대의원으로 활동하는 한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지난해 6월19일을 기점으로 한인사회 현안 및 주민의회 활동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이 낮아져 선거 참여율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관할 지역에 거주하는 상당수 한인 유권자들의 경우 4월4일에 주민의회 대의원 선거가 실시된다는 사실과 함께 선거권 유무에 대한 관심이 없는 등 수 만명의 한인들이 결집한 이전 선거에 비해 관심과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실제로 선거를 2주 앞둔 지난 20일 LA 한인회는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초청해 교류를 나누는 행사를 가졌지만, 이 자리 역시 한인회 관계자와 일부 타인종 주민들을 제외하고 자발적으로 교류 행사장에 참석한 한인 주민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주민의회는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커뮤니티 현안에 대해 갖고있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시 정부에 건의하는 정책자문기구로 사실상 시 운영에 있어 방향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갖고 있다.

한인타운의 무분별한 개발과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리에 나가 시위를 하는 것 보다 주민의회를 통해 시정부에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92년 4.29 폭동 당시 총과 무기를 들고 한인타운을 지켰던 우리 부모 세대와 달리 현 세대는 주민의회 참여를 통해 한인타운을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김철수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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