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구 시장서 기관단총 보인 청와대 경호원 논란

2019-03-26 (화)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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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섬뜩” vs 청와대 “정당”

▶ 전문가 “대중에 노출은 실수”

대구 시장서 기관단총 보인 청와대 경호원 논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칠성종합시장 방문 당시 청와대 경호원이 기관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사복 차림의 청와대 경호관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댄 채 기관단총을 노출해 논란이 벌어졌다. 야당은 “민생 시찰 현장에서 경호관이 기관총을 노출한 것은 과잉 경호”라며 청와대의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청와대는 “경호기본 수칙을 지켰을 뿐”이라고 반박하면서 과거 정부와 현정부의 경호 과정에서 총을 노출한 사진 6장을 공개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칠성종합시장 방문 당시 사진을 공개하며 “이 사진이 합성이길 바란다”면서 “(합성이 아닌) 사실이라면 섬뜩하고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대통령 근접 경호 시 무장테러 상황이 아니면 기관단총은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면서 “경호 수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확인 결과 총을 든 사람은 청와대 경호관이었고, 총의 종류는 MP7 기관단총이었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사진 속 인물은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맞다”면서도 “무기를 지닌 채 경호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경호의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사진 속 경호처 직원은 대통령과 시장 상인들을 등에 두고 바깥쪽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대통령뿐 아니라 시장 상인들도 함께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런 움직임은 문재인정부에서뿐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똑같이 해온 교과서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과거 정부의 경호 장면을 공개한 사진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8월26일 한중청년 대표단 간담회 참석을 위해 서울숲을 방문했을 때 사진을 보면 한 경호원의 자켓 안쪽으로 총구 부분이 노출돼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권의 입장에서 대구 칠성시장이 무장테러 베이스캠프라도 된다는 것인가”라며 “서해수호의 날 추모식에 빠지면서까지 기획 방문한 대구에 기관단총 무장 경호원을 대동한 사실 자체가 충격이며 경악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경호관이 철저한 경호를 위해 기관단총을 소지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이를 대중에게 노출한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현직 경호 관계자는 “경호원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총기가 노출된 것 같다”면서 “과잉 경호는 아니지만 공공장소에서 기관단총이 일반 시민들의 눈에 띄도록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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