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컬일러스트레이터, 멋진 영화감독 되는 꿈
RISD에 나란히 합격한 쌍둥지 자매. 언니 소피아(오른쪽)와 동생 헬레나 서 박양.
한인 쌍둥이 자매가 미국 명문 미대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ISD·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 나란히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사이프러스 고등학교 12학년 소피아·헬레나 서 양. 12년간 같은 초중고교를 다닌 자매가 이제 같은 대학 캠퍼스에서 학업을 이어가게 됐다.
RISD는 세계적 영재들이 도전하는 명문미대로 손꼽히는 만큼 입학전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실기 위주로 전형하는 다른 미술대학과 달리 독창적인 포트폴리오와 함께 내신성적과 표준화시험 점수 등도 입학 전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이 대학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기란 아주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쌍둥이 자매는 “안전하게 조금 낮춰 지원하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너무 가고 싶던 드림스쿨이라 무조건 도전했는데 합격장을 받아 너무 기쁘다”며 “특히 워낙 먼 거리라 대학생활이 걱정이 됐었는데 둘이 함께 학창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 안심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 자매의 경우 미술적 재능과 관심은 타고 난 것 같다. 동생 헬레나 양은 “미술에 대해 잘 모르던 초등학생 때도 한번 붓을 잡으면 몇 시간씩 앉아서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좋았었다”고 말했으며 언니 소피아 양도 “어려서 부터 막연하게 아티스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맞장구쳤다.
아이들의 숨은 재능을 깨워준 것은 부모님이었다. 소피아 양은 “부모님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유명한 미술관을 자주 데리고 갔다”며 “미술관에서 다빈치나 빈센트 반 고흐 같은 대가의 그림을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어느 정도 진로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이들 자매는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미술 공부에 돌입했다. 학교에서는 꾸준히 미술 수업을 받고 미대에 가서 부족한 과목을 또 들었다. 재능을 인정받아 많은 아트 프로그램에도 합격 했다.
자매는 성심성의껏 자신들을 지도해 준 스튜디오 선생님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우리의 자질과 잠재력, 학교 성적, 경제적 여건등을 모두 관찰하고 분석해 맞춤 지도를 해주시고 최고의 결과를 낳게 해준 빈센트아트스튜디오의 페기 이 선생님의 노력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에 진학하지만 쌍둥이 자매의 꿈은 제각각이다.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는 의술에 관심이 많은 소피아양은 메디컬 일러스테이터가 되는 것이 소망이다. 그는 “메디컬 일러스트레이션은 복잡한 의학지식 또는 생물학적 정보를 보다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분야”라며 “좋은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 의학적 지식의 이해와 미술적 표현 역량을 고르게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레나는 “내 인생의 목표는 조금 크게 말하면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고, 예술은 바로 그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아트 스킬을 활용한 감동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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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