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필름 이론

2019-03-21 (목) 12:00:00 Rachel Han(19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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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이론

한혜명 ‘체리 블러섬’

손과 마음으로 우리는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무엇을 사랑하지?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지?


다음 생으로 무엇을 가져갈 거지?

싱귤래리티가 목적지

모든 것이 한 곳에 집중되는, 그리고

한 순간에 파괴되는

블랙홀 안에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본다, 이론적으로는

그것을 무엇이라 명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의 눈은?

속력을 내는 모래시계처럼

혼동, 불안, 지혜-속

자의식은 변덕스런 시간 구조의 이미지를 계산하고

결말이 없는 끝, 마음의

카르마를 향해 구부러진다

나의 Deus-Ex-Machina는 어디에 있는가?

잊어줘, 테크놀로지 속으로

명상에 젖어가는 나를

Rachel Han(1994-) ‘필름 이론’ 전문 임혜신 옮김

싱귤래리티라는 파괴적 정점을 향해 가는 현대의 불안 속에서 이 시인은 인간이 가진 가장 근원적인 세 가지 문제를 사색한다. 무엇을 사랑할 것이며, 무엇을 해야 하며, 다음 생으로 가져갈 것은 무엇이냐는 문제. 그녀는 답을 내리는 대신 무엇이 답을 찾아다줄 것인가를 알아낸다. 그것은 손과 마음이다. 그러니까 생 그 자체로 답을 구할 수 있다는 오픈 엔딩의 답변이다. 우주의 양쪽 게이트를 향해 동시에 열린 자의식은 혼동과 불안 속에 허무한 사색과 명상의 지혜를 섞는다. Deus-Ex- Machina 라는 신의 개입을 짚어보는 그녀. 산다는 것은 싱귤래리티라는 정점의 깨우침을 향한 카르마의 길인 것일까. 되풀이 되는 필름의 파도 속을 그녀가 뚜벅이처럼 걷고 있다. 임혜신

<Rachel Han(19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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