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계 복서 비볼, 무패 전적 이어가며 타이틀 7차 방어

2019-03-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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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미스 주니어에게 12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드미트리 비볼(29·러시아)이 무패 전적을 이어가며 타이틀 7차 방어에 성공했다.

비볼은 9일 뉴욕주 베로나의 터닝 스톤 리조트 앤드 카지노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방어전에서 조 스미스 주니어(30·미국)에게 12라운드 승부 끝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3명의 부심 가운데 한 명이 118-110, 다른 두 명이 119-109의 점수를 줄 정도로 비볼은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경기 중반 도전자의 파상공세가 있었고, 10라운드에서 공이 울리기 직전 큰 펀치를 허용하며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타이틀을 지켜내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이로써 비볼은 16전 16승(11KO)으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2016년 5월 펠릭스 발레라에게 판정승을 거두고 7전 만에 세계 챔피언에 오른 이후 7차 방어에 성공했다.

비볼은 한국계 러시아인으로 몰도바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나 현재 러시아에서 살고 있다.

게나디 골로프킨(37·카자흐스탄)처럼 한국계 복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비볼은 처음으로 국내 생중계된 이 날 경기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비볼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견고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1∼3라운드에서는 비볼의 왼손 잽이 빛을 발했다.

스미스 주니어는 주무기인 양손 훅을 크게 휘둘렀지만 비볼에게는 좀처럼 닿지 않았다. 비볼은 스트레이트와 같은 왼손 잽으로 스미스 주니어를 시종일관 괴롭히며 주도권을 획득했다.


4라운드에서는 흐름이 반전됐다. 비볼의 공격 패턴을 파악한 스미스 주니어가 변칙적인 오른손 훅을 비볼의 관자놀이에 적중시켰다.

비볼은 충격이 작지 않은 듯 보였지만 버텨냈다. 5라운드 들어서도 스미스 주니어의 반격이 매서웠지만 비볼은 수세 속에서도 유효타 허용을 최소화했다.

6라운드부터는 다시 비볼의 차례였다. 비볼은 왼손 훅 선제타를 깨끗하게 터트리며 분위기를 되돌렸다.

7라운드에서는 비볼의 묵직한 왼손 훅에 스미스 주니어가 휘청거리는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비볼은 무리하게 덤벼들지 않았다. 비볼에게 묵직한 펀치를 허용한 스미스 주니어가 위축되면서 비볼은 편안하게 자신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9라운드에서는 비볼이 클린치(껴안기) 상황에서 스미스 주니어의 목을 팔로 감자 스미스 주니어가 비볼을 들어 캔버스에 메치기도 했다. 그만큼 스미스 주니어의 생각대로 경기가 안 풀린다는 뜻이었다.

승리를 향해 전진해가던 비볼은 그러나 10라운드에서 라운드 종료 공이 울림과 동시에 스미스 주니어의 오른손 훅에 관자놀이를 정면으로 강타당했다.

비볼은 비틀거리면서 세컨드에게 걸어갔다. 최대 위기였다. 11라운드에서 비볼은 기세가 오른 스미스 주니어의 공세를 뒷걸음질 치며 피해내며 시간을 벌었다.

충격에서 회복한 비볼은 12라운드 막판 스미스 주니어를 코너에 몰아넣고 마지막 힘을 짜내 속사포 펀치를 꽂아 넣었다.

KO승을 거둘 절호의 기회였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종료 공이 울렸고, 비볼은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에 만족해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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