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성혼 금지’ 후폭풍… 연합감리교 갈등 심화

2019-03-07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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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 지지자, 교단에 합헌성 소송 제기, 반대자 “전통적 플랜 집행수단 없다” 불만

연합감리교(UMC)가 특별총회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제안을 통과시켰지만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23일부터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연합감리교 총회는 마지막 날인 26일 투표를 통해 대의원 53% 이상의 동의로 동성애자의 결혼과 안수를 금지하는 조항을 강화시킨 ‘전통주의 플랜’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동성애 지지자들은 즉각 교단 사법기구에 ‘전통적 플랜’의 합헌성을 가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와는 반대로 동성혼 반대자들은 사실상 ‘전통적 플랜’을 시행할 도구가 없다고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성애 찬반을 둘러 싸고 교회들이 교단을 탈퇴하는 사태를 우려하는 시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연합감리교회 뉴스(UMNS)에 따르면 총감독회의 회장인 케네스 카터 감독은 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교착상태를 뛰어넘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염원이 있었다”며 “그 염원은 사람들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가치관에 귀를 기울이고, 이슈가 아니라 사람들을 이해하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터 회잗은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지만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UMNS는 “‘전통적 플랜’ 입법안이 효력을 발휘할지, 아니면 이 법을 무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연회들의 다이나믹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전통주의 플랜’을 지지하는 웨슬리언약협회(WCA)의 제프 그린웨이 목사는 이번에 통과된 상태로는 전통주의 플랜을 집행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우려했다.  또 “책임성을 물을 수 있는 실효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점점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슬레언약협회(WCA) 임원들은 지난달 27일과 28일 향후 거취를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논의 내용에는 “새로운 교단을 시작하기 위해 4월 자신들의 총회를 소집하는 것”이 포함돼 있었다.

‘전통적 플랜’을 반대하고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은 지난달 26일 사법위원회에 전통주의 플랜의 합헌성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교단 최고법원인 사법위원회는 4월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회의에서 요구 사항을 처리할 예정이다.

UMNS는 “사법위원회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누구도 행복한 마음으로 총회장을 떠난 사람은 없었다”면서 “투표는 비밀 투표로 진행됐지만, 회의장에서 행한 발언을 통해서 지역적 차이에 따라 투표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누구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기분에 들떠 연설하지 않았다”고 총회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연합감리교인들이 낙담하여 교단을 떠날지는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 “총회가 통과시킨 마지막 안건은 교단을 떠나는 교회들이, 물론 제한은 있지만, 재산을 가지고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건의 수정판”이라며 “이 역시 사법위원회의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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