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출신 해경 최초 여성 조종사
2019-02-21 (목)
간호사 출신의 30대 여성이 미국에서 조종사 면허를 따고 한국 해양경찰 최초로 여경 비행 조종사로 특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김형경(37·사진) 경위로 오는 22일 전남 여수에 있는 해양경찰교육원에서 졸업을 앞두고 있다.
김 경위는 지난해 11월 해경 최초로 여성으로서 항공경위과정(고정익 항공기)에 합격했다. 12월부터 3개월 과정으로 해양경찰교육원에서 교육을 받은 김 경위는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무안 고정익 항공대에 배치돼 근무하게 된다.
인천 출신인 김 경위는 경인여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10여년을 수술팀에서 일했다. 평소 어학에 관심이 많아 일본어는 물론 영어도 능통한 김 경위는 2013년 일본 도쿄로 건너가 1년간 의료통역을 했다.
응급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헬기를 자주 탔던 김 경위는 비행 조종을 배울 결심을 하고 2014년 홀연 단신 미국으로 와 10년간 모은 돈을 모두 비행학교에 쏟아부어 2년6개월 만에 조종사 자격증을 땄다.
2017년 귀국해 김포공항에서 교관 생활을 잠시 했던 김 경위는 어릴 때부터 꿈꿨던 경찰로 눈을 돌렸다. 내친김에 보트를 운전할 수 있는 동력수상레저 면허도 땄다.
잘 나가던 비행기 조종사에서 “해경이 되겠다”는 김 경위의 선언에 가족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지만, 그의 꿈을 꺾을 수는 없었다.
김 경위는 “미국에서 어렵게 공부하고 외국 항공사도 들어갈 수 있었지만, 좀 더 어려운 환경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결국 해경에 지원했다”며 “5개월간 해경이 되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는데 막상 합격자 발표일 날 너무 떨려서 명단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