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나디 골로프킨(37·카자흐스탄)을 잇는 한국계 무패 복서 드미트리 비볼(29·러시아)이 5차 방어전에 나선다.

비볼은 다음달 9일 뉴욕 베로나의 터닝 스톤 리조트 앤드 카지노에서 도전자 조 스미스 주니어(30·미국)를 상대로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지난해 11월24일 장 파스칼(36·캐나다)을 심판 전원 일치 판정으로 꺾고 15승(11KO) 무패 행진을 이어간 비볼은 스미스 주니어(24승(20KO) 2패)를 맞아 5차 방어에 도전한다.

비볼은 골로프킨처럼 한국계 복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내 복싱팬들에게도 서서히 관심을 받고 있다. 매니지먼트사인 ‘팀비볼’에 따르면 비볼은 한국계 러시아인으로 몰도바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나 현재 러시아에서 살고 있다.

비볼은 골로프킨에게 비견될 정도로 강력한 펀치력을 갖췄다. 현재는 강타자들이 즐비한 라이트헤비급에서 뛰기에 두드러지지 않지만, 체급을 내린다면 골로프킨 못지않은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실제로 비볼은 라이트헤비급을 평정한 뒤 체급을 내려 수퍼미들급에서 활동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비볼과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미들급 최강자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9·멕시코)의 매치업이 성사된다면 비볼의 위상은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다.

물론 그러려면 먼저 스미스 주니어를 꺾어야 한다. 비볼은 스미스 주니어에 대해 “두 번 정도 그의 경기를 봤다. 상당한 수준의 실력을 갖춘 선수다. 힘이 뛰어나고 저돌적인 복싱을 한다. 항상 후퇴가 없는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자신 있다. 나는 지금이 100%이다. 누구와 경기를 해도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제 내 체급에 적수가 없다면 슈퍼미들급으로 체급을 내려 내가 최고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고,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멀게만 느껴질 한국이지만 비볼은 훈련캠프 천장에 태극기를 선명하게 걸 정도로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비볼은 “태극기는 항상 내 뒤에 걸려 있다. 내 뿌리는 한국이다. 내 어머니가 한국인이며 따라서 나도, 내 아들도 한국의 피가 흐른다. 따라서, 훈련 장소 등엔 항상 태극기를 볼 수 있도록 걸어 둔다”고 설명했다.

비볼의 경기에 한국 복싱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는 “미국에 사는 한국분들이 제 경기에 많이 와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진심으로 한국에 가보고 싶고,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서 멋진 타이틀 방어전을 펼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