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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자마자 주택거래 부진 우려

2019-02-14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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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기존주택 판매 전달대비 6.4% 감소, 봄철에 팔려면 적절한 가격에 집 내놓아야

▶ 오픈하우스보다 인터넷 홍보 비중 높여야 유리


불과 몇 달 사이에 주택 시장에 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만 해도 셀러스 마켓임이 분명했지만 새해 들어서자마자 부진한 주택 거래가 가장 큰 우려로 떠올랐다. 최근 발표된 조사 자료들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각종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존 주택 판매량이 전달 대비 약 6.4% 감소하며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통상 기존 주택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약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주택시장 전반에 걸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급변한 주택 시장 분위기에 올해 집을 팔아야 할 셀러들만 난감한 상황이다. 불과 1년 전 상황을 기대했다가는 주택 판매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이 지난해와 달라진 주택시장 모습을 살펴봤다.

■ 시험 삼아 내놔볼까

불과 작년만 해도 셀러스 마켓이라는데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매물이 부족한 탓에 바이어 간 경쟁은 치열했고 설마 할 정도로 비싸게 팔리는 매물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비싼 가격에 내놔도 잘 팔릴 것이란 생각은 이미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최근 집이 팔릴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의미하는 ‘매물 대기 기간’이 지난해 보다 길어지고 있다. 대기 기간이 긴 매물은 대부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나온 매물로 시장 상황을 잘못 판단한 결과다.


‘시험 삼아’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을 계획이라면 올해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집값 하락을 전망하는 바이어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오버 프라이스 매물은 팔리지 않고 대기 기간만 지연되기 쉽다. 내놓은 집이 장기간 안 팔리면 그에 따르면 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결국 가격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시세보다 비싸게 나온 집에는 ‘바이어의 가격 협상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원인도 있다. 가격을 깎으려는 바이어를 대비해 미리 가격을 조금 올려서 내놓겠다는 전략이지만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오버 프라이스 된 매물로 간주돼 바이어 유치에 실패하기 쉽다.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가격 협상 없이 오퍼를 제출하는 바이어가 많기 때문에 ‘가격 여유분’ 전략은 피하는 것이 좋다.

■ ‘As-Is’로 팔겠다

매물의 현재 상태 그대로 매매되는 거래를 ‘As-Is’ 거래라고 한다. 바이어가 매물 상태를 점검해 향후 구입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셀러가 수리와 매물 상태를 보장하지 않겠다는 매매 조건이다.

셀러스 마켓에서 흔히 시도되는 매매 방식으로 바이어스 마켓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다. 작년 주택 시장 상황만 생각하고 ‘As-Is’ 조건을 내세웠다가는 올해부터는 바이어들의 외면을 받기 쉽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별한 리모델링을 실시하지 않아도 매물이 부족했던 탓에 집이 그런대로 잘 팔렸다. 올해는 사정이 확 바뀌었다. 경쟁해야 할 매물도 증가했고 바이어들의 입맛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근 바이어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물은 구입 즉시 입주가 가능한 매물이다. 마치 모델홈처럼 깔끔한 리모델링이 실시된 매물을 많이 찾는다.


특히 올해 주택 구입에 많이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밀레니엄 세대는 수리 걱정 없고 현대적인 감각을 갖춘 매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최근 트렌드가 반영된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 봄에 내놔야 팔린다

1년 중 집이 가장 잘 팔리는 시기는 봄철로 알려져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봄철에 바이어들으 주택 구입 활동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봄철은 바이어뿐만 아니라 매물로 나오는 집도 갑자기 늘어나는 시기다. 바이어가 아무리 많아도 경쟁 매물 보다 우수한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쉽게 팔리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봄철에 집을 내놓을 계획이라면 리스팅 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정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물 관리 상태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사소한 결함이라도 발견되면 경쟁 매물과 비교되기 때문에 가격 인하 요인이 될 수 있다. 올해 집을 팔 계획이라면 봄철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아예 봄철이 시작되기 전에 집을 내놓거나 매물이 서서히 감소하는 늦 여름 이후로 시도해볼 만하다.

■ 오픈하우스보다 인터넷 홍보 비중 높여야

오픈하우스가 집을 판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인터넷으로 매물을 검색하는 바이어가 많아지면서 오픈하우스의 역할은 예전보다 축소됐다. 오픈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자기 집과 비교해보려는 인근 이웃들이 대부분이다. 주택 구입을 진지하게 고려 중인 바이어들은 오픈 하우스가 개최되기 전에 이미 매물을 살펴보고 구입 결정을 내린다.

오픈하우스가 매물 홍보보다는 부동산 에이전트를 알리는 기회로 개최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인근 주택 소유주들에게 에이전트의 이름을 알리거나 오픈하우스 방문자 중 에이전트를 구하지 못한 방문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로 오픈 하우스가 활용되는 추세다.

오픈하우스 비중을 낮추고 대신 인터넷 홍보 비중을 높이는 것이 주택 판매에 유리하다.

■ 매물 사진 촬영은 손수

부동산 에이전트가 카메라를 지니고 매물을 방문하는 시대는 지났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에이전트가 직접 매물 사진 촬영을 담당하거나 심지어 셀러가 촬영한 사진을 사용하는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거의 대부분의 매물이 전문 촬영 업체가 촬영한 사진을 각종 매물 검색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초보자가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매물 사진은 다른 매물 사진과 금세 비교되기 쉽다.

최근에는 일반 사진과 함께 매물 방문 효과를 내는 동영상 투어, 내부 구조 이해에 도움이 되는 3D 투어, 매물 주변 지역을 촬영한 ‘드론 촬영’ 등 특수 촬영을 적용한 매물 사진도 크게 늘고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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