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공무원 “페이먼트 막막”

2019-01-18 (금)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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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무부 등 9개 부서 직원, 셧다운에 급여 못 받아

▶ 정부 컨트랙터들도 타격

국경장벽 예산문제로 촉발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이 28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인 연방 공무원 및 정부 컨트랙터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워싱턴 DC 지역은 연방 정부가 많이 위치하고 있어 이번 셧다운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 한인 연방 공무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셧다운으로 전체 연방 공무원 중 80만 명이 지난 11일 셧다운 이후 첫 월급날 급여를 받지 못했다.


공무원 직종은 반드시 근무해야 하는 이센셜(Essential)과 비이센셜(Non-Essential) 직종으로 나뉘는데 공항 안전을 책임지는 공무원인 TSA와 몇몇 부서는 현재 ‘이센셜’에 해당돼 일을 하고 있지만 봉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셧다운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정부 부서는 재무부, 농무부, 국토안보부(이민국 포함), 내무부(국립공원관리국 포함), 국무부, 주택·도시개발부, 교통부, 상무부, 법무부 등 9개 부서다. 반면 국방부, 노동부, 보건복지부, 에너지부, 교육부, 보훈처는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연방 재무부에 근무하는 한인 H씨(버지니아주 비엔나 거주)는 “지난 11일 처음으로 급여를 받지 못했다”면서 “제 경우에는 아내도 함께 일을 하고 있어 현재는 큰 타격은 없지만 하지만 이 상황이 지속되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무부에 근무하는 한인 P씨도 “처음에는 예전처럼 수일 안에 셧다운이 종료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제 한달 가까이 계속되니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이야 버티겠지만 셧다운이 오래될 것을 대비해 가계 재정 문제 대책을 마련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방 항공청에 근무하는 한인 C씨는 “지금 당장은 집에서 대기상태로 쉬고 있지만 마음은 그리 편한게 아니다”면서 “밀린 월급이야 나중에 나온다고 하지만 복귀하면 그동안 밀린 일들을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 정부 20여 개 기관에서 50여 개의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한인 C씨는 “셧다운이 시작된 후 매출액이 70% 가량 떨어져 이미 몇백만 달러의 피해를 봤다”면서 “정부 컨트랙터인 경우에는 셧다운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받을 길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컨트랙터로 근무하는 P씨는 “연방 정부가 셧다운이 되면서 근무하는 회사가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우리 회사는 직원의 절반 정도인 40-50명 정도를 연방 농무부에 파견하고 있는데 농무부가 셧다운 되면서 직원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셧다운으로 인해 연방 공무원 뿐아니라 연방정부 건물 인근의 한인 비즈니스들의 타격도 심각하다.

워싱턴 DC에서 델리샵을 하고 있는 한 한인은 “겨울철이기도 하지만 매상이 대폭 줄은 것은 사실”이라며 “렌트비도 문제지만 손님도 없는데 종업원들을 계속 쓸 수도 없고, 그만두게 할 수도 없어 하루빨리 셧다운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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