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서적 표절 논란을 빚고 있는 스타 강사 배철현 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연합>
학술서와 연구 논문등에서 표절 의혹이 불거진 배철현 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원장직을 맡고 있던 인문학 아카데미 ‘건명원’에서 직무가 정지됐다. 재단법인 두양문화재단의 건명원은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배철현 전 서울대 교수의 건명원 원장직과 강사의 직무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배 전 교수는 한국 인문학계의 ‘수퍼스타’로 손꼽혔지만, 현직 서울대 교수이던 지난해 12월 초부터 페이스북 그룹 ‘신학서적 표절반대’ 그룹 등을 통해 저서와 논문 표절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배 전 교수는 의혹이 제기된지 약 한달만인 작년 말 서울대에 사표를 냈고, 서울대는 지난 9일 어떠한 의혹도 조사하지 않은 채 사표를 수리해 ‘면죄부 주기’ 비판이 일었다.
이에 앞서 배 전 교수의 학술서들을 냈던 사단법인 한님성서연구소는 배 전 교수가 집필한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 『유다인의 토라 -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 『타르굼 아람어 문법』 등 3권을 절판시켰다.
건명원과 한님성서연구소는 표절 의혹에 대한 판정을 서울대 측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배 전 교수의 표절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이성하 원주 가현침례교회 목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배철현 (전) 교수에 대해 제보하겠다”며 정식 절차를 밟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배 전 교수가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표절 검증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정식 절차를 거쳐 서울대가 표절 의혹을 판단토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목사는 “별도의 기한 없이 공식적으로 제보하면 서울대에서 받아주겠다고 했다”면서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를 포함해 문제가 된 논문도 함께 정리해 제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가 나서 모든 의혹을 검증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문제가 되는 책, 표절한 대상 등을 정리해 빠른 시일 내에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