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만5천 교사노조 빗속 총파업

2019-01-15 (화)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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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통합교육구 60만 학생 수업 파행

▶ 임금인상·학급 축소 등 양측 입장차 못좁혀

3만5천 교사노조 빗속 총파업

LA 교사노조(UTLA)가 14일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를 알리는 시위 행진이 이날 LA 다운타운에서 진행됐다. 파업 참가 교사들이 폭우가 쏟아지는 속에서도 도로를 가득 메운 채 행진을 하고 있다. [AP]

LA 통합교육구(LAUSD) 소속 교사노조에 속한 3만5,000여명의 교사들이 예고대로 14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학생들이 많은 LA 통합교육구의 교사들이 30년만에 총파업을 벌이면서 60만여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된 가운데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부족으로 통합 수업이 진행되고 학생들의 상당수가 등교를 하지 않는 등 첫날부터 대혼란이 발생했다.

■폭우 속 대규모 시위


LA 교사노조(UTLA) 소속 교사들은 이날 일제히 수업을 하지 않고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LA 다운타운 그랜드팍에서 총파업을 알리는 시위 행진을 가졌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교사들은 학교별로 집회를 가진 뒤 시청 주변에서 진행된 행진에 동참, 약 1만여 명이 다운타운 도로를 가득 메운 채 피켓과 우산을 들고 “학생들이여, 우리는 너희를 위해 파업하고 있다”고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UTLA는 3만5,000여 명의 공립학교 교사와 교직원을 노조원으로 두고 있는데, 뉴욕주에 이어 미 전역에서 두 번째 규모인 LAUSD는 LA 지역 내 1,000여 개 학교를 관할하고 있으며 교육구에 속한 학생수가 무려 64만 명에 달한다.

■ 왜 파업 강행했나

교사노조는 총파업을 선언한 뒤 교육구측과 가진 3번의 협상에서 6.5%의 임금 인상과 교내 사서·카운슬러·간호사 증원, 학급 규모 축소, 시험 횟수 축소, 차터 스쿨(자율형 공립학교) 운영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LA 교육구는 6%의 임금 인상과 교직원 충원·학급 규모 축소를 위한 1억3,000만 달러의 투자 등을 제안했으나, 교원노조는 1,200여명의 교직원 증원과 학생 수를 학급당 2명 정도 줄이는 교육구측의 제안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임금 인상안도 교원노조는 계약기간 내내 6.5%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교육구 측은 계약기간 3년 중 2년만 6.0%를 인상하는 수정안을 제시해 양측이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교원노조는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이 거리로 나올 것”이라며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밝혀왔다.


■ 파행 불가피

3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총파업에 들어간 14일 교육구 측은 학교 수업은 정상대로 진행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LA 통합교육구는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파업에 대비해 이미 400명의 예비교사와 2,000여 명의 교직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을 추가로 배치했지만 그러나 60만 명의 학생들이 제대로 된 수업을 받기에는 터무니없는 수준이어서 파업이 종료되지 않는 한 정상 운영은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구 측은 총파업 기간 중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을 경우 무단결석으로 처리된다고 밝혔지만, 파업 첫 날 이미 상당수의 학교에서 학생들의 등교율이 35~50%에 미치지 못하는 등 교사 파업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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