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의 대변인과 부대변인이 세밑에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황청은 31일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렉 버크(58) 교황청 공보실 대변인과 팔로마 가르시아 오베헤로(43) 부대변인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발표했다.
교황청은 이들의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버크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오베헤로 부대변인이 내달 1일을 기해 사임한다고 확인했다.
그는 "교황청 홍보 부문의 과도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완전히 자유롭게 새로운 팀을 꾸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이번 결정이 교황청 홍보 조직의 개편 작업과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교황은 2주 전 교황청 산하 신문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의 오랜 편집장을 해임하고, 이탈리아 언론인인 안드레아 토르니엘리를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의 편집장이자 교황청의 모든 언론 분야의 편집 책임자로 앉힌 바 있다.
미국인인 버크 대변인은 교황청 산하의 영향력 있는 가톨릭 보수 단체 '오푸스 데이'의 회원으로, 2016년 7월 교황청 대변인으로 임명되기 전에 미국 보수 방송사인 폭스뉴스, 가톨릭 주간지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 등의 기자로 일했다.
스페인 국적의 오베헤로 부대변인은 스페인 라디오 '카데나 코페'의 특파원 출신으로 2016년 7월에 교황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대변인 자리에 올랐다.
그는 교황청 내부에 몇 명 되지 않는 여성 고위직 인사 중 한명으로 주목을 받았다.
오베헤로 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하나의 단계가 끝나고 있다"며 "지난 2년 반에 대해 교황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버크 대변인을 대신할 임시 대변인으로 교황청 공보실의 직원이자 토르니엘리 편집장과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는 이탈리아인 알레산드로 지소티를 지명했다.
소셜미디어 담당관으로 일해온 지소티 임시 대변인은 교황청이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학대 추문으로 흔들리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공보 조직을 이끌며 교황청과 언론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