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정치력 도약을 꿈꾸며

2018-12-26 (수) 박주연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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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미주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에 새로운 획을 그은 한 해였다. 일단 지난 달 6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한인 2세 앤디 김 후보가 뉴저지주 3지구를 대표하는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돼 한인사회가 고대해왔던 한인 연방의원이 탄생했다.

그동안 남가주 한인 정치력은 꾸준히 성장해왔는데 보수적 정서가 지배적인 공화당의 아성인 어바인에서 이민 1세인 민주당 소속의 강석희 시장이 어바인 역사상 첫 한인 및 소수계 시장으로 선출됐고 캘리포니아 주의회에 영 김 의원과 최석호 의원이 진출하는 등 한인들의 정계도전 성공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더해 지난 2015년 해외 최대의 한인 밀집지이자 미국 제2 도시인 LA에서 미주한인 이민사 최초의 한인 시의원 탄생이라는 역사적 도전에 나선 데이빗 류 당시 후보가 LA 시의회 입성의 쾌거를 이뤄냈다. 만 39세의 젊은 한인 정치인 데이빗 류가 기성 정치권을 등에 업은 현직 시의원의 수석보좌관 출신 캐롤린 램지 후보를 누르고 당당히 입성한 것은 이민역사 112년만에 이뤄낸 미주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의 획기적 성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연방 하원의원 435명 중에 일본·중국·베트남계 의원은 있지만 한인의원은 1998년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이 낙선한 이후 20년 가까이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고, 한인사회는 연방의회 진출을 위한 한인 정치인 배출에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려왔다.

마침 2017년 LA한인타운을 포함하는 연방하원 34지구에 하비어 베세라 의원이 가주 검찰총장에 발탁되면서 의원직이 공석이 되어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인 로버트 안 변호사가 선거에 출마해 현역 주의원이었던 지미 고메스 후보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진출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선에서 안타깝게 패해 연방의회 진출이 아쉽게 좌절됐다.

1년 뒤인 2018년 11월6일, 뉴저지주 3선거구에 출마한 앤디 김 후보가 현역 톰 맥아더 의원을 상대로 1.1%포인트 앞서 드디어 한인으로서 20여년 만에 연방의회 입성에 성공한 것이다.

또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남가주에서 영 김 후보 등 연방의회 진출을 위한 도전에 나선 한인 정치인들이 증가했고, 로컬 선출직에도 한인들이 다수 당선되는 성과를 냈다.

이러한 가운데 앤디 김 하원의원의 연방의회 진출 성공은 그동안 1.5세와 2세 한인 정치인후보생들의 계속된 담대한 도전의 결과물로 주류 정치무대를 향한 정치력 신장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의 성과를 계기로 삼아 내년에도 한인 정치력 신장의 추동력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에 대한 한인 유권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선거 때마다 한 표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힘을 실어주는 커뮤니티의 분위기 형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박주연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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