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교회 목사·교단 총회장 소외이웃 방문
▶ 식료품·과일 전달하며 음악회 등 공연도
‘한국교회가 함께하는 찾아가는 성탄절’ 행사에서 쪽방촌 주민들이 식료품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연합>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가장 먼저 경배한 사람은 약하고 가난한 목자들이었다. 뒤이어 유대인들이 멸시하는 이방인 동방박사들이 구유에 누인 예수에게 예물을 바쳤다. 애당초 성탄은 강하고 부유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도 그리스도의 눈길은 부족하고 연약한 구석을 향한다.
성탄절을 앞두고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24일 추위 속에 어렵게 살아가는 서울 중구 동자동의 남대문 쪽방촌 주민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이들은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이거나, 언론사 사장, 교단 총회장 등 소위 ‘잘 나가는’ 목사들이다.
하지만 도시 한가운데 가장 빈곤한 이웃이 몰려 있는 쪽방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돌아 보는 은혜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국제구호단체 굿피플이 준비한 식료품과 과자 선물상자를 쪽방촌 주민 700여명에게 전달했다.
한겨울 추위에 시달리는 쪽방촌 사람들은 1평도 채 안 되는 방안에 전기장판을 깔고 한겨울을 버틴다. 그러나 이나마도 전기세가 무서워 제대로 켜지 못한 탓에 방바닥은 얼음장 같다. 한 달 사글세 26만 원인 쪽방 30개가 늘어선 동자동 쪽방촌은 아침마다 하나뿐인 화장실에 가려는 사람들로 긴줄이 선다.
교회 지도자들이 평소에는 찾지 않던 쪽방촌을 방문한 것은 ‘찾아가는 성탄절’ 행사를 갖기 위해서다. 이 행사는 서울시와 함께 소외된 이웃들을 사랑으로 섬기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자 마련된 것이다.
이 행사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위임목사(한국교회총연합회 상임회장)를 비롯하여 구세군 김필수 사령관, CBS 한용길 사장,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 예장통합 전 총회장 손달익 목사, 대한기독교서회 서진한 사장, 구세군자선냄비 임헌택 사관 등 교계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 밖에도 한국교회봉사단은 성탄절을 맞아 12월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성탄절 사랑나누기’ 행사를 가졌다. 한국교회봉사단 회원교회들의 참여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은평교회, 한우리교회, 거룩한빛광성교회, 일산광림교회, 덕수교회, 서현교회 자원봉사자 120여명이 참여해 식사를 제공하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위해 도시락을 배달했다. 21일과 22일은 점심식사와 선물을 전하고 23일는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성탄 음악회를 열고 저녁식사를 제공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19일에도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교회총연합이 주최한 성탄절 문화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300석이 넘는 좌석이 가득 찼다. 이날 행사에는 사물놀이, 국악찬양, 가요노래교실까지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돼 주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교회봉사단 공동대표회장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전 담임)는 “2018 성탄절에 예수님이 오신다면 어디로 오실까”란 질문을 던지면서 “늘 따뜻하게 사랑을 베푸시는 예수님이 여기에 계신다고 믿고 추운 겨울을 이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봉사단을 비롯한 교회들은 7년 전부터 동자동 쪽방촌 주민을 돕고 있다. 반찬나눔 사역부터 성탄절 및 새해에는 문화공연을 펼치며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집니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눌 때 이 땅에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계절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9일 구세군 자선냄비 봉사활동에 동참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이같이 말했다.
<
유정원 종교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