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챔프 꺾은 남남북녀···차효심-장우진 돌풍

2018-12-14 (금) 윤태석 기자
작게 크게

▶ 탁구 그랜드 파이널스 혼합복식,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 일본팀

▶ 8강서 3-2로 누르고 실력 입증

“누나 덕분에.”(장우진)

“동생이 잘해줘서.”(차효심)

‘남남북녀’단일팀 콤비인 차효심(24^북)과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이 또 한번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차효심-장우진 조는 13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8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8강에서 세계챔피언 조인 일본의 이시카와 카스미(25)-요시무라 마하루(25)를 3-2(12-10 8-11 11-5 9-11 11-5)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차효심-장우진 조는 14일 한국의 양하은(24^대한항공)-임종훈(21^KGC인삼공사) 조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그랜드 파이널스는 올해 ITTF 월드 투어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들만 나서는 ‘왕중왕전’성격의 대회다. 남녀 단식은 상위 16명, 남녀 혼합 복식은 상위 8개조만 참가한다.

처음 손발을 맞춘 지난 7월 대전 코리아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차효심-장우진은 지난달 오스트리아오픈에서도 4강에 진출해 이번 대회 출전권을 땄는데 첫 판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이시카와 카스미-요시무라 마하루는 혼합복식 세계랭킹 2위로 지난해 독일 세계선수권 우승팀이다.

차효심-장우진은 1세트에서 9-10까지 몰렸지만 대담한 공격으로 승부를 듀스로 몰고 간 뒤 12-10으로 승리했다. 2세트를 잃었지만 다시 3세트를 따며 앞서갔다. 4세트를 아쉽게 9-11로 내준 뒤 최종 5세트에서 초반부터 여유 있게 앞서나간 끝에 11-5로 승리를 확정했다.

차효심-장우진은 올해 코리아오픈(7월19~22일)과 오스트리아오픈(11월 8일~11일) 등 단 두 대회만 출전했다. 대회 개막 1~2일 전에 만나 연습한 게 전부라 함께 호흡을 맞춘 기간을 따지면 열흘도 채 안 되지만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차효심은 리시브가 안정적이고 한국 여자 선수들이 갖지 못한 변칙 전술에도 능해 장우진과 함께 서면 더 큰 힘이 나온다. 탁구의 혼합복식은 남북이 힘을 합치면 전력 강화로 이어지는 가장 대표적인 종목이라는 게 다시 한번 증명됐다. 이날 차효심의 환상적인 수비와 장우진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상대 테이블에 꽂힐 때마다 관중석에서 큰 함성이 터졌다.

김택수 감독은 “세계 챔피언 조랑 붙는 대진이라 걱정 했는데 효심이가 자신 있어 했고 우진이도 잘 준비했다”며 “둘의 호흡이 상상 이상이다. 내일 경기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윤태석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