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항서의 베트남, 내일 새벽 역사에 도전한다

2018-12-14 (금)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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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와 스즈키컵 결승 2차전…1-1로 비겨도 우승

▶ ‘동남아 월드컵’사상 최초로 한국서도 공중파로 생중계

박항서의 베트남, 내일 새벽 역사에 도전한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지휘하며 계속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AP]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새로운 역사를 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베트남은 15일 새벽 4시30분(LA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와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으로 격돌한다.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원정으로 펼쳐진 1차전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이번 홈 2차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더라도 1골 이하만 내준다면(0-0 또는 1-1)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동남아 최대의 축구 잔치인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한다.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이자 통산 2번째 우승이 된다.


비록 1차전에서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2 무승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지만 8만 관중이 열렬히 말레이시아를 응원했던 적지에서 무승부를 거둔 것은 물론 원정골 2골을 챙겼고 이번엔 홈팬들의 광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경기에 나서기에 일단은 베트남이 다소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은 사실이다.

박항서호는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베트남 축구가 경험하지 못한 성공을 이어가며 베트남 국민에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U-23 대표팀을 지휘하며 베트남 역사상 첫 결승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쌓았고,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4강 진출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그리고 이번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의 정상탈환이라는 베트남의 국가적 숙원을 달성하는데 1승 앞까지 다가선 상태다.

그로 인해 지금 베트남은 말 그대로 축구열기로 그야말로 펄펄 끓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결승 2차전을 앞두고 베트남 에어라인은 축구팬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호치민시에서 경기가 벌어지는 하노이로 가는 비행기편만 무려 14편을 긴급 편성했다.

경기 입장권은 온라인분이 발매와 거의 동시에 매진됐고 이미 티켓 재판매 가격은 정가의 수십배를 훌쩍 넘어섰다.

또 이번 결승 2차전 TV 중계의 30초짜리 광고비는 미화로 4만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기록된 종전 최고기록(3만4,000달러)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박항서 감독은 결승 원정 1차전에서 교체 멤버였던 하득찐과 응우옌후이흥을 선발로 기용해 주전들의 체력을 아끼면서도 공격 루트 다양화하는 효과까지 거뒀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총 7명이 골을 뽑아내 가장 많은 득점선수를 배출한 팀이다. 또 조별리그에서는 말레이시아를 2-0으로 꺾었던 기억까지 있어 이번 안방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로 우승을 확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한편 박항서 신드롬은 이미 베트남을 넘어 한국에도 상륙했다. 스즈키컵에서 베트남 경기들은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생중계되고 있는데 지난 11일 케이블채널 SBS스포츠에서 중계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결승 1차전 시청률은 4.706%(닐슨코리아)를 기록, 한국 프로야구 중계를 포함한 올해 케이블채널 스포츠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SBS는 파격적으로 결승 2차전을 공중파 채널인 SBS로 생중계한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과연 박항서호가 하노이에서 결승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베트남 축구 역사를 한 페이지를 새롭게 쓸지 베트남은 물론 한국에서도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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