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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다이아몬드 구매의 비결은

2018-12-13 (목) 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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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다이아몬드 구매의 비결은

캘리포니아, 라파예트에 사는 톰과 스테파니 타이라 부부. 톰은 아내에게 새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기 위해 열심히 발품, 손품을 팔며 시장조사를 했다. [Cayce Clifford - 뉴욕 타임스]

완벽한 다이아몬드 구매의 비결은

스테파니 타이라의 새 다이아몬드 반지. 다이아몬드는 한 공급자에서 나간 것이라 해도 소매 보석상마다 가격이 제 각각이다. [Cayce Clifford - 뉴욕 타임스]


자동차 웹사이트 트루카(TrueCar)를 공동창업한 톰 타이라는 아내인 스테파니에게 새 다이아몬드를 사주고 싶어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10년 전 약혼선물로 주었던 반지를 새 것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그 시절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면 장만하고 싶었던 다이아몬드와 세팅을 지금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새 반지세팅에 맞을 2.8캐럿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가지를 쓰고 싶지는 않았다. 다이아몬드 가격만 해도 대략 3만5,000달러에 달하는 거액이니 말이다.

연말은 할러데이 선물이나 약혼반지 등으로 연중 다이아몬드 구매가 가장 활발한 시기이다. 그런데 다이아몬드는 근년 엄청나게 비싸졌다.


다이아몬드 생산자 협회에 다르면 전 세계 다이아몬드 수요는 지난 2017년 820억 달러로 업계 최고기록을 세웠다. 다이아몬드 생산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2005년 이후 다이아몬드 채굴량은 줄어들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판매자들은 가격을 올리게 되었다.

다이아몬드 생산자 협회의 J. 그랜트 모블리는 지질학적으로 채굴 가능한 다이아몬드는 다 찾은 셈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 매장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고, 중국이나 인도가 다이아몬드 구매 주요 시장이 되어가고 있으니 더더욱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다이아몬드 업계에는 좋은 현상이지만 고객들에게는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구매하기 까다로운 상품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다이아몬드를 잘해야 몇 번, 아니면 한번 살 뿐이기 때문이다.

코딩 부트캠프인 제너럴 어셈블리의 어카운트 디렉터인 라이언 펜너티 역시 여자친구인 알리사에게 줄 약혼반지를 샤핑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반지 세팅은 알리사가 이미 골랐으니 그에 맞는 보석을 찾는 것이 그의 몫이었다.

연줄 연줄로 아는 사람을 통해서 다이아몬드를 구했으면 했는데 그런 연줄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시장조사를 하기 시작해 원하는 다이아몬드를 찾았다. 반지세팅에 맞을 다이아몬드는 1.47 캐럿. 딱 떨어지는 1.5 캐럿이 아니었다. 대신 가격이 조금 덜 비싸다. 그의 예산은 1만5,000달러 정도.

하지만 비슷비슷한 다이아몬드들 가격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보고 그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타이라나 페너티나 예산은 달라도 두려움은 비슷했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바가지를 쓰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다. 그래서 이들이 찾게 된 것이 레어 캐럿(Rare Carat)이다. 2년 전 만들어진 이 웹사이트는 다이아몬드의 품질 즉 크기, 컷 혹은 투명성 등에 따라 가치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이용한다.

아울러 이 사이트는 특정 다이아몬드를 가장 좋은 가격에 제공하는 업체를 찾는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왜냐하면 한 공급업체에게서 나온 다이아몬드들이 여러 소매업체에서 가격이 제 각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켈리 블루 북이 있듯이 레어 캐럿은 다이아몬드의 블루 북이 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레어 캐럿의 CEO인 아펙샤 코타리는 말한다.

“고객들은 보석상에 백지 상태로 들어갑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정보로 힘을 실어 주고 싶습니다. 고객들은 자신들이 사는 물건에 대해 너무도 아는 게 없습니다.”

여행 사이트 케이약(Kayak)처럼 레어 캐럿은 소비자의 클릭 단위로 지불을 받는다. 다이아몬드를 팔았을 때 수익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다이아몬드 가격에 대해 고객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똑같은 다이아몬드라 해도 다른 곳에서는 값이 더 싼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유펜의 와튼 스쿨에서 비즈니스 경제와 공공정책을 가르치는 카트자 세임 교수는 미국 보석연구소(G.I.A.)의 인증 번호를 토대로 다이아몬드 가격을 비교해보았다. 3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블루 나일(Blue Nile), 제임스 알렌(James Allen) 그리고 브릴리언트 어스(Brilliant Earth)의 가격차이를 알아본 것이다. 그의 조사에 의하면 똑같은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이들 사이트에서는 다른 군소 소매 보석상들에 비해 평균 12~21% 비싸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시장이 훨씬 평준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제일 싼 곳을 찾아서 거기서 샤핑할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고가제품 구매 시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더 내고라도 블루 나일에서 샤핑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이트를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컨설팅 회사인 KPMG의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이번에는 같은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이들 3개 사이트에서 12~20% 차이가 났다.

미시건, 노비에 소재한 코로니스 헬스의 영업담당 디렉터인 코너 도일은 약혼반지를 사기 위해 온라인이며 보석가게며 열심히 찾아다녔다. 예산은 1만5,000달러. 그가 너무 집요하게 나오니 디트로이트의 한 가게에서는 그를 거부했을 정도이다. 각기 다른 다이아몬드 500개를 일일이 살펴보려고 드니 가게에서는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온라인으로 알아봤는데, 보면 볼수록 같은 다이아몬드 가격이 상당히 차이가 나는 것이었다. 마침내 그는 비교할 방법을 알아냈다. 다이아몬드를 하나 찾으면 G.I.A. 번호를 구해서 그걸 파는 모든 소매업체들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보통 4~5개 소매업체들이 다른 가격에 팔곤 하는데 차이가 2,000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2캐럿 라운드 다이아몬드를 1만5,950달러에 구매했다. 5,000달러나 2만5,000달러 같은 거액을 쓸 때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알아봐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온라인에서는 다이아몬드를 직접 보지도 못하고 만져보지도 못하니 더욱 그렇다.

온라인 다이아몬드 구입은 신발 샤핑과는 다르다. 신발이라면 4켤레쯤 사서 어느 게 제일 잘 맞는지 보겠지만, 아무리 반환정책이 좋다 해도 그렇게 구매하기에 다이아몬드는 액수가 너무 크다.

그의 다이아몬드는 감정가가 1만9,500달러로 나왔다. 그는 대단히 만족했다.

한편 다이아몬드 생산자 협회의 모블리는 다이아몬드의 경우 제일 싸게 파는 가게를 찾는 게 항상 최선은 아니라고 말한다. 300달러 더 낸다 하더라도 평판이 좋은 보석상에 가면 평생 보증 서비스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페너티는 레어 캐럿을 통해 몇 달에 걸쳐 다이아몬드를 알아본 후 결국은 전통적 보석상으로 향했다. 뉴욕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이다. 정보는 이미 다 가지고 있으니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곳에 가서 구입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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