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10년간 추진할 개혁 비전 제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연합>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9년 동안 공사가 멈춘 평양 심장병원을 늦어도 내년 11월에는 준공하고자 한다”고 11일(한국시간) 밝혔다.
이 목사는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어 “사단법인 겨레사랑이 42만 달러 상당 밀가루와 11만1천여 달러에 달하는 의약품을 북한에 지원하는 안을 통일부로부터 승인받았다”며 “남북관계가 정상화하면 제일 먼저 추진할 사항이 심장병원 공사 재개”라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2007년 지하 1층·지상 7층 총 260병상 규모 병원 건립에 합의한 뒤 건설을 시작했으나, 건축 시공사 부도에 이어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터지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교회 측은 지난 4월 북측과 공사 재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진척상황은 거의 없었다.
이 목사는 심장병원 공사 재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병원을 짓는 데 사용하는 기자재는 인도주의 지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미국이 판단하고 있다”며 “내년 초 북미 회담 결과에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1월 방북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북한이 교육과 경제 회복에 사활을 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경제를 위해 비핵화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 목사는 “심장병원은 현재 골조만 있는 상태인데, 최신식 장비가 들어가면 현대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이 되리라고 본다”며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머물면서 진료도 하고 의료기술도 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장병원 설립과 함께 북한 각지에 인민병원을 세우는 프로젝트도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할아버지가 1948년 평양에서 서울로 내려온 월남 가족이라고 소개하면서 “통일을 해야 한다면 북한 문제는 통 크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60주년을 맞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70주년까지 펼쳐야 할 5대 개혁 비전도 제시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존재하는 한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며 “대형교회로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사회적 약자를 섬겨 긍정적 평가를 얻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개혁 비전은 전도 열정 회복과 해외 선교의 획기적 전환, 성도의 영적 개혁과 성장을 위한 양육전략 개편과 강화, 다음 세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차세대 성장동력 마련, 나눔과 섬김 등 사회구원 사역의 극대화, 통일을 대비한 다양한 대책 수립과 실천이다.
이 가운데 다음 세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관련해 이 목사는 “통일보다 시급한 문제가 저출산”이라며 “아이를 낳으면 길러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뉴스타파가 최근 보도한 조용기 원로목사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장로회 명의 입장문을 통해 “장로회 안에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의혹을 해소하는 활동을 한 뒤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2대 담임목사인 그는 목회 40주년을 맞아 18일 연세대에서 총서 출판 기념회를 연다.
이 목사는 “2019년부터 5년간 교회를 완전히 새롭게 한 뒤 다음 5년간은 흔적을 지우고 조용히 은퇴하겠다”며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 바람직한 퇴임”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이지 인간의 왕국이 아닙니다. 후임자를 세우고 이영훈이라는 이름은 지우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