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들 그릇된 술문화 ‘괜찮겠지…’ 한잔에

2018-12-11 (화) 12:00:00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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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운전·사고·뺑소니

▶ 법정최고형 인생파탄, CHP·LAPD 등 합동

한인들 그릇된 술문화 ‘괜찮겠지…’ 한잔에

10일 재키 레이시(왼쪽 두 번째부터) LA 카운티 검사장과 마이크 퓨어 LA시 검사장, 알렉스 비야누에바 셰리프국장 등 치안기관 수장들이 함께 모여 강력한 음주운전자 단속 방침을 밝히고 있다. <박상혁 기자>

영화계와 요식업계에서 두각을 보이던 한인 신모씨. 하지만 신씨는 지난 2010년 LA 한인타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일으킨 뒤 재판 도중 한국으로 도주했다가 인터폴과 한국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6년만인 지난 9월 한국에서 체포됐다. 신씨는 보석금 10만 달러를 내고 풀려난 상태에서 한국으로 도피한 점까지 가중처벌을 피할 수 없게 돼 결국 법정 최고형을 받게 될 위기에 놓였다.

연말을 맞아 LA시와 카운티 검찰, LA경찰국(LAPD) 및 LA 카운티 셰리프국, 그리고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 등 치안기관들이 총동원된 대대적 음주운전자 단속이 펼쳐질 예정이어서 위 사례처럼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한인들의 그릇된 관행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마이크 퓨어 LA시 검사장과 재키 레이시 카운티 검사장, 알렉스 비야누에바 셰리프국장 등 남가주 치안기관 수장들은 10일 LA시 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말 음주 및 마약 운전에 대한 대대적 단속 및 방지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치안 당국은 특히 캘리포니아주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시행에 따라 마리화나를 피운 뒤 환각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와 관련한 단속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퓨어 시 검사장은 “음주운전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며 마리화나 환각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도음주운전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재앙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검찰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11월말까지 1년간 총 7,794건의 음주운전을 적발해 기소했으며, 카운티 검찰도도 같은 기간 음주운전과 관련해 1만건 이상을 형사 사건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면서 연말 늘어나는 술자리 후 아무렇지 않게 운전대를 잡다가 교통사고를 유발해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갈 뿐 아니라 그 충격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거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 한인들의 인식에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20대 한인 유학생 이모씨가 한인타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히스패닉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뒤 그대로 달아났다가 결국 체포돼 음주운전 치사에 뺑소니 혐의까지 더해져 기소돼다.

이에 앞서 지난 2015년 8월에는 한인 남녀 정모씨와 손모씨가 베벌리힐스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남성 한 명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뒤 한국으로 도주하려다가 경찰의 수사 끝에 한 달여 만에 공항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인 음주운전 사례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술에 관대한 한인사회 문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특히 음주단속에 걸린 뒤 끝까지 경찰의 음주측정에 협조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과 미국에서는 약간의 음주는 상관없다는 잘못된 오해들도 한인들의 음주운전 관련 사고를 양성화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스 운전학교의 김응문 원장은 “음주운전과 관련 사고는 무조건 마시자는 ‘과음 문화’와 ‘걸려도 괜찮겠지’라는 인식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한 잔 쯤은 괜찮겠지라는 잘못된 사고가 결국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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