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항서 매직’ 은 쭉 계속 간다

2018-12-07 (금)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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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명장 에릭손이 이끄는 필리핀 꺾고 스즈키컵 결승 안착

▶ 11, 15일 말레이시아와 홈&어웨이 대결로 10년 만에 우승 도전

‘박항서 매직’ 은 쭉 계속 간다

경기 전 필리핀의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박항서 베트남 감독. [AP]

‘박항서 매직’ 은 쭉 계속 간다

베트남의 응우옌 꽝하이가 골문 앞에서 바이시클킥을 시도하고 있다. [AP]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세계적인 명장 스벤 고란-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필리핀을 꺾고 10년 만에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6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스즈키컵 준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필리핀을 2-1로 제압했다. 지난 1일 필리핀과 1차전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했던 베트남은 이로써 1, 2차전 합계 4-2로 필리핀을 완파하고 결승에 올라 전날 태국을 원정골로 따돌린 말레이시아와 패권을 다투게 됐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결승전은 오는 11일과 15일 홈&어웨이 2연전으로 치러지는데 베트남은 11일 먼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원정에 나서며 이어 15일 하노이에서 홈 2차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자 통산 두 번째로 이 대회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원정 1차전에서 2골을 넣고 승리하면서 이날 비기거나 0-1로 패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었던 유리한 고지에 있던 베트남은 일단 수비벽을 두텁게 쌓고 침착하게 상대의 허점을 노리는 작전으로 나섰다. 전반 중반 이후 조금씩 주도권을 잡아나간 베트남은 전반 29분 응우옌꽝하이의 바이시클킥 슈팅 등 7개의 슈팅으로 1개에 그친 필리핀을 압도했으나 전반을 득점없이 마쳤다.

후반에도 계속해서 탄탄한 수비벽을 앞세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가던 베트남은 후반 막판 연속골을 터뜨려 단숨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37분 판반득이 페널티박스 왼쪽을 완전히 돌파 온 찔러준 크로스는 응우옌 꽝하이가 골문 앞에서 가볍게 밀어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이어 5분 뒤엔 응우옌 꽁프엉이 페널티박스 왼쪽을 돌파한 뒤 왼발 강슛으로 필리핀 골문 왼쪽을 뚫어 2-0으로 달아났고 승리를 예감한 박항서 감독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필리핀은 후반 44분 한 골을 뽑아 영패를 면했으나 승패와는 무관했다.

지휘봉을 잡은 뒤 약 1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 위업을 쌓으며 만년 변방에 있었던 베트남축구를 아시아 중심 무대로 옮겨놓은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 승리의 모든 공을 베트남 팬들과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또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에릭손 필리핀 감독과의 비교 질문이 나오자 “제발 저를 에릭손과 비교하지 말아 달라. 그는 세계적인 코치이고 나는 그와 대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 “비록 (이번 대회에서) 그를 두 번 이겼지만 코치로서 내 레벨은 그와 비교될 만큼 높지 않다”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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