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정호 ‘신앙의 힘’ 으로 일어서나

2018-12-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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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주전 보스턴 인근 교회서 세례 받고 크리스천으로 새 출발

강정호 ‘신앙의 힘’ 으로 일어서나

강정호가 세례를 받고 크리스천으로 새 출발했다.

지난 2년 동안 사실상 야구계에서 추방돼 야인생활을 하며 유망했던 메이저리거 커리어가 중도에 끝날 위기를 맞았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크리스천으로 새 출발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인터넷 매체 ‘더 애슬레틱’(The Athletic-theathletic.com)은 4일 강정호가 약 5주전 보스턴 근교의 한 작은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크리스천이 됐다고 보도했다. 강정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평생 내가 교회에서 세례를 받기 위해 서 있으리라고는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타석에 들어서는 것보다 훨씬 더 긴장되고 떨렸다”고 털어놨다.

야수/타자로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인 강정호는 최근 3년간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왔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인 2015년 곧바로 스타이자 팀의 주축선수로 떠올랐으나 시즌 막판 끔찍한 무릎부상을 당해 8개월여를 쉬어야 했고 2016년 여름에는 피해자가 수사협조를 거부해 기소되지는 않았으나 성폭행 혐의까지 받았다. 또 그 해 12월에는 서울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는데 3번째 음주운전 적발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 받았고 이로 인해 미국 입국비자를 받지 못해 2017시즌을 전혀 뛰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겨울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재기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디뎠으나 현지 적응에 실패해 고전한 끝에 방출됐고 올해 가까스로 미국 비자를 받아 미국에 돌아온 뒤 마이너에서 재기에 나섰으나 이번엔 손목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장기 결장한 끝에 시즌 종료직전 피츠버그에서 힘겹게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그런 강정호가 크리스천으로 믿음을 갖게 된 계기는 지난해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뛸 때 한국인 선교사로 활동하던 스티브 김(70) 목사를 만나면서부터라고 한다. 김 목사와 그의 부인 헬렌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하던 강정호를 집으로 불러 한국 음식을 종종 대접했다. 그리고 그 이 과정에서 강정호는 김 목사의 인도를 받아 결국 크리스천의 길을 택했다.

가구 무역을 하기 위해 90년대 말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주한 뒤 탈북자들의 바참한 실태를 목격하고 그들을 돕는 일을 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돼 오랜 기간 수감생활을 했고 감옥에서 한 탈북자가 건네준 성경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것은 물론 목사가 됐다는 김 목사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강정호가 얼마나 절망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그를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사실 야구와 신앙에 있어 어떠한 목표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필드에서 땀 흘려 운동하고, 믿음을 갖고 달라진 삶을 살려고 노력할 뿐“이라면서 ”하나님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인도하실 것이다. 내가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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