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나나 껍질 투척에 선수 충돌, 다이빙 논란까지

2018-12-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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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렬했던 ‘북런던 더비’ 토트넘-아스널 충돌서 7명 체포

▶ 손흥민이 페널티킥 얻어낸 장면에선 ‘할리웃 액션’ 논란

바나나 껍질 투척에 선수 충돌, 다이빙 논란까지

토트넘과 아스널 선수들이 경기 도중 사이드라인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AP]

영국 런던 북부를 연고지로 공유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아스널의 시즌 첫 ‘북런던 더비’ 맞대결은 그라운드도, 관중석도 뜨겁고 치열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2일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테디엄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 과정에서 모두 7명의 팬이 체포됐다. 연막통에 불을 붙이려던 아스널 팬 2명도 포함됐고 특히 한 명은 아스널의 가봉 출신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을 향해 바나나 껍질을 던진 토트넘 원정팬이었다.

이날 전반전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오바메양이 원정 관중석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자 성난 토트넘 팬들이 야유를 쏟아냈고 그 와중에 바나나 껍질 하나가 그라운드로 날아들었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해 바나나 껍질을 던진 팬을 체포했다. 바나나 껍질은 흑인 등 유색인종을 원숭이로 비하하는 인종차별 행위에 자주 등장하는 소품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토트넘을 상대로 이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다. 토트넘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이러한 행위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며, 해당 팬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중석뿐만 아니라 그라운드도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토트넘이 에릭 다이어가 전반 30분 1-1을 만든 동점골 직후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선 양 팀 선수들이 한꺼번에 대치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이어가 아스널 홈팬들을 향해 손가락을 입술 위에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하자 아스널 벤치 선수들이 이를 도발로 받아들여 몰려나온 것이다. 성난 아스널 팬들은 물병 등을 던지며 분노를 표출했고, 다이어는 경고를 받았다.

곧이어 전반 33분 손흥민(토트넘)이 아스널 롭 홀딩의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낸 직후에도 양 팀 선수들이 한 차례 충돌했다. 아스널 선수와 팬들은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내에서 넘어진 상황에 홀딩과의 접촉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이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들도 이 페널티킥 장면을 놓고 판정이 옳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영국 BBC는 문자 중계에서 “손흥민에게 전혀 닿지 않았다. 다이빙”이라고 했고, ‘더 선’은 ‘손흥민이 다이빙으로 주심을 속이고 아스널을 화나게 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반면 미국 중계방송사인 NBCSN의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TV 리플레이이 화면을 분석한 끝에 질주하던 손흥민이 볼을 접는 순간 홀딩과의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록 그 접촉이 살짝 이뤄진 것은 맞지만 두 선수가 당시 달리던 스피드를 감안하면 충분히 이 상황에서 손흥민이 넘어질 수 있다. 페널티킥 판정이 맞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러는 “손흥민이 쉽게 넘어진 건 맞지만 손흥민과 홀딩 간 접촉이 있었다”고 했고, ‘스카이스포츠’는 “페널티킥을 내준 건 홀딩의 불필요한 태클”이라고 했다.

물론 손흥민이 다이빙을 했다고 확신한 아스날 팬들은 후반 그가 교체돼 나갈 때 집중 야유를 보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손흥민을 ‘다이버’라고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또 아스널 수비수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는 경기 후 손흥민과 인사하면서 할리웃 액션을 가리키는 다이빙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미러는 3일 소크라티스의 행동을 보도하면서 “첫 화면에는 손흥민과 홀딩의 접촉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였으나 또 다른 화면을 보면 분명히 접촉이 발생한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홀딩의 왼발 끝이 손흥민의 왼쪽 발목과 부딪치는 순간을 포착한 게티 이미지 사의 현장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다이빙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내가 (박스) 안으로 들어갔고 그(홀딩)가 날 건드렸다”며 “내 생각엔 페널티킥이 맞다. 접촉이 있었다. 나는 다이빙하는 선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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