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홍영옥씨 첫 소설집 출간 “소설쓰기는 내 인생 봄날의 시작”

2018-11-28 (수)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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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에 있든 무엇을 원하든’, 신인상 당선작 등 7편 수록

홍영옥씨 첫 소설집 출간 “소설쓰기는 내 인생 봄날의 시작”

단편소설들을 묶어‘어디에 있든 무엇을 원하든’을 출간한 홍영옥 소설가.

홍영옥씨가 첫 소설집 ‘어디에 있든 무엇을 원하든’(개미)을 펴냈다.

올해 한국에서 계간지 ‘문학나무’의 신인상 당선작으로 뽑힌 ‘천사의 도시’를 시작으로 ‘어디에 있든 무엇을 원하든’ ‘자카란다의 사랑’ ‘부적’ ‘1958년, 그 여름의 끝’ ‘낮달’ ‘너와 나의 자장가’ 7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돼 있다. 꿈을 찾아 달린 거친 사막의 소설, 미주 한인들의 이주사이자 그들이 함께 울고 웃은 사랑의 소설이라는 출판사의 문구가 넘어가는 책장마다 이민자라면 동감하는 희노애락을 느끼게 한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이봉일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과 교수는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거의 모두가 이민을 떠나오기 전에 정신적 외상을 겪는다. 소설의 서사를 이끌고 나가는 힘의 근원이 바로 정신적 외상의 극복과정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쓰고 있다.


홍영옥씨는 “우연한 기회에 소설을 알게 되었다. 소설쓰기는 내 인생 봄날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어딘가에, 누구에게 글을 보인다는 생각은 십오 년이 지나도록 하지 못했다는 그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 흔적들을 남에게 보이고 싶어져서 소설집을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품 중 ‘천사의 도시’와 ‘자카란다의 사랑’ 두 편은 영문 번역본을 같이 실었다. 한글을 못 읽는 손녀 마리아가 언젠가 영어로 읽게 될 날이 있으리라 해서라는 설명도 첨가했다.

1951년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나 1992년 LA로 이민을 온 홍영옥씨는 현재 출장산후조리 전문 산모 홈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충남 홍성이 고향인 아버지가 패랭이를 쓴 채 홍성과 예산, 덕산을 오가며 행상하던 등짐장수(보부상)였는데 그녀의 기억 속 아버지는 삼베, 비단, 면 등을 질빵으로 짊어지고 마을을 다니거나 장을 돌면서 물건을 파는 방물장수로 느린 꼬부랑길과 인근 수덕사, 황새공원, 가야산 등 예산의 정겨운 다랑논과 울창한 숲 길를 거닐며 무거운 삶의 무게를 어깨에 가득지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둘째딸인 자신이 미국의 전 지역을 다니면서 한국 가게에다 한국산 면종류 속옷, 양말, 옷 등을 세일즈 다녔고, 지금은 ‘산모를 편안하게 아기를 건강하게’를 내세우며 산모들을 돌보아주고 있다.

홍씨는 “시간이 지나도 가슴속 안개는 여전히 뿌옇기만 하다. 나이를 먹으며 생기는 빈자리에 다른 하고 싶은 말들이 계속 쌓여간다. 어딘가 허술하게 보이더라도, 어딘가 늘 모자라게 보이더라도 다만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처럼, 계속 뭔가를 쓰며 살아갈 것이다”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경희해외동포문학상을 수상한 홍영옥씨는 경희사이버대 동문회장으로 활동하며 실비치에서 글을 쓰고 있다.

홍영옥 소설집 ‘어디에 있든 무엇을 원하든’의 출판기념회는 미주한국문인협회와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주최로 오는 30일 오후 5시 가든 스윗 호텔에서 열린다.

문의 (213)700-6667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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