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혐오 조장” 비난에 미 출판사 결국 백지화
‘도서관에 앉은 자살 폭탄테러범’(A Suicide Bomber Sits in the Library) 만화소설 표지
폭탄 조끼를 차고 도서관을 찾은 이슬람 소년을 소재로 한 소설만화의 출간 계획이 이런 거센 논란을 부른 뒤 결국 백지화됐다.
미국의 유명 출판사 에이브럼스(Abrams)는 이슬람 혐오증 논란을 불러일으킨 소설만화의 출판 계획을 포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이브럼스 측은 애초 내년 5월 소설만화 ‘도서관에 앉은 자살 폭탄테러범’(A Suicide Bomber Sits in the Library)을 출판할 예정이었다.
이 작품은 미국의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 수상작가인 잭 갠토스가 쓴 글에 영국의 저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인 데이브 맥킨의 그림을 입혀 나올 예정이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앞서 출판사 측은 테러를 계획한 소년이 도서관에 들어갔다가 마음을 바꾼다는 내용의 만화 소설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출판사 측은 “한 어린 소년이 멋진 새 재킷 속에 폭탄 조끼를 숨기고 오직 한가지 생각만을 하면서 도서관에 들어간다. 하지만 책 읽기에 몰두한 주변의 사람들을 목격하고는 자신이 그곳에 온 이유를 자문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고 소개했다.
이 출판사의 만화부문 책임자인 자이나브 아크흐타르도 지난주 트위터에 “문맹인 갈색 피부의 무슬림 소년이 자살 폭탄을 갖고 도서관에 들어가고, 결국 책에 빠진 사람들을 보고는 자신도 책을 읽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면서 계획을 재고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독서는 무지한 갈색 피부의 무슬림 소년에게 자신의 믿음에 의심을 하거나 신념을 단념하는 것을 돕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소개에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아시아작가연맹(AAA)은 소속 작가와 교사, 독자 등 1,000명 이상이 서명한 공개서한을 통해 이 책이 이슬람혐오증과 심각한 무지에 경도돼 있다고 출판사 쪽을 맹비난했다.
이 서한은 또 “분명한 사실은, 오늘날 미국 내 최대 테러 위협은 백인 우월주의”라고 지적하고는 책을 출판하는 경우 악의적으로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해로운 고정관념을 확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출판사 측은 갠토스와 맥킨 양쪽의 동의를 얻어 출간 계획을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